의대정원 내년감축 혼선

  • 입력 2002년 8월 9일 18시 27분


대통령 자문기구인 의료제도발전특별위원회(의발특위)가 8일 내년도 의대 정원을 10% 줄이는 방안을 의결했으나 교육인적자원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혼선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9일 “2003학년도 정원 조정계획을 대학에서 신청받아 이달 중에 최종 조정안을 확정할 계획”이라며 “현재 의대나 치대를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는 대학을 제외하고는 정원을 줄이려는 대학이 없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현행법상 대학 정원 조정권은 총장에게 있어 정부가 강제할 수 없다”며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협의해 의료인력을 결정할 수 있지만 입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정원을 조정하면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육부는 의대 정원을 지난해 수준에서 동결한다는 원칙을 대학에 전달해 이미 1학기 수시모집을 실시했고 2학기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이 곧 시작된다.

의발특위 의결대로 정원을 10% 줄이면 전국 41개 의대의 내년도 입학정원은 3253명에서 2927명으로 줄어든다.

그러나 가천의대 건국대 경희대 충북대 등 4개 의대는 내년에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면서 입학정원을 250명 줄일 계획이어서 의발특위의 감축안과 어떻게 조율될지가 관심사다.

교육부는 “의발특위가 의결한 2004학년도 편입학 금지나 특례입학 금지 등은 전문대학원 체제로 전환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의대 정원 감축은 2000년 의약분업 파업 당시 정부가 의료계에 약속한 사항이지만 대학들이 가장 인기 있는 학과인 의대 정원 감축에 선뜻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최종안 결정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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