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시]"금주 미국증시 이런점 주시하라"

  • 입력 2002년 8월 11일 15시 55분


이번 주엔 미국 증시를 움직일 굵직한 이벤트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특히 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내릴 것인지, 14일로 마감되는 '최고경영자(CEO)의 회계보고서에 대한 진실성 보증'이 성공적으로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국제금융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금리 인하냐 동결이냐〓이달 초까지만 해도 인하 쪽으로 기울던 전망은 지난 주말 급격히 동결로 방향을 틀었다.

현재 1.75%인 기준금리를 골드만삭스는 4·4분기(10∼12월)까지 1.0%로, 도이체방크는 1.25%로 내릴 것으로 전망했었다. 소비자신뢰지수 등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밑돌자 경기부양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

하지만 "금리를 내리면 경기침체를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라며 동결을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더 많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금리를 내리면 △달러약세로 이어지고 △경제가 본격적으로 하락 국면에 돌입할 때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동결을 예상했다.

그러나 피데스투자자문 김한진 상무는 "미국이 체면을 차릴 상황이 아니다"며 "소비심리가 악화한 상황이라 금리를 내려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들의 보증〓미국 CEO와 재무담당임원(CFO)들은 14일까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요구에 따라 2·4분기(4∼6월) 회계보고서 등에 부정이 없다는 사실을 보증해야 한다.

회계부정이 증시를 뒤흔들자 SEC는 지난해 매출이 12억 달러를 넘는 947개 기업을 대상으로 이 제도를 도입했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팀장은 이 제도에 대해 "시장을 괴롭혀왔던 회계부정 파문이 일단락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6월 이후 회계부정과 더블딥(이중 침체·경기가 잠깐 좋아졌다가 깊은 수렁으로 빠지는 것)이 증시를 끌어내린 악재였는데 하나는 해소될 것이란 기대다.

반면 9일 현재 CEO가 보증을 마친 기업이 100여개에 불과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최근 "새로운 회계기준의 마감시한이 촉박하다"며 "미국 기업들은 CEO가 서명하지 못하면 회계부정의 의혹을 살 수 있다는 이유로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불확실성은 여전하다〓증시 전문가들은 지난주 미국 증시가 4일 연속(다우지수 기준) 오른 것은 이번 주 이벤트를 긍정적으로 평가, 미리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주가가 조정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

또 증시의 주변 여건은 좋아지고 있지만 △기업들의 실적과 경제지표 △이라크와의 전쟁 등 불확실성이 적지 않다.

홍팀장은 "미국의 경제지표들이 기대를 밑도는 데다 우량주들이 저점 대비 10%나 올랐다는 점이 부담스럽다"며 "8월 중순 이후에도 증시가 방향성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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