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지난주 미국 최고경영진의 ‘회계보고서에 대한 인증’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위축됐던 투자심리도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여전히 ‘더블딥(double dip·경기가 반짝 회복된 뒤 다시 하락하는 것)’의 논쟁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오히려 미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소비가 위축될 조짐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메리츠증권 조익재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줄어들 위험이 부각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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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회복은 여전히 불투명〓미국의 CNN 인터넷판은 최근 “소비 부동산 고용 제조 등 4개 경제 부문을 따져볼 때 더블딥 우려가 사라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최근 발표된 미국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는 87.9를 나타내 지난달(88.1)과 예상치(88.0)를 밑돌았다. 소비자신뢰지수는 6개월 뒤 가계의 소득에 따른 소비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지표.
그동안 주가하락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떠받들어온 부동산 경기가 위축될 우려도 가시화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신규 주택착공은 6월의 3.6% 감소에 이어 7월에도 2.7% 줄었다. 전년 동기 대비 0.9%나 줄어든 것으로 향후 주택시장이 냉각될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은 최근 “장기 주택대출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주택시장을 견실히 지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고용지표도 긍정적이지 않다. 실업률이 5.9%로 이전 침체기 수준을 밑돌며 실업수당 청구자 수가 기준치를 밑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7월 신규 취업자는 지난달과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시장의 전망은〓주식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의 움직임을 추세적 전환보다는 기술적 반등으로 보고 있다.
신영투신운용의 지영걸 투자전략팀장은 “더 내리지는 않겠지만 더 오르기 위해서는 미국 시장의 주요 변수들이 긍정적으로 돌아서야 한다”며 “4·4분기(10∼12월)까지는 방향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의 증시 환경도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고객예탁금은 올 들어 최저 수준인 8조원대로 떨어졌고 기관들도 힘을 잃었다. 조 팀장은 “기관들은 신규자금 없이 외국인들이 7월까지 순매도한 4조2000여억원의 대부분을 떠안았다”고 말했다. 기업의 수익은 2·4분기(4∼6월)에 전분기보다 감소했으며 3·4분기(7∼9월)에도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적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박만순 이사는 “미국발 악재는 이미 한국 증시에 반영됐다”며 “하반기 국내외 경제 지표는 2·4분기에 비해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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