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상무병원 영안실.
급류에 휩쓸려 허우적거리는 초등학교 여학생 4명을 구한 뒤 물에 빠져 숨진 김남용군(16·광주중 3년)의 아버지(43)는 "수영도 못하는데 어떻게 물에 뛰어들었는지 모르겠다"며 흐느꼈다.
김군은 17일 낮 12시40분경 광주 광산구 임곡동 황룡강변에서 태권도학원 수강생 17명과 함께 물놀이를 하다 박모양(13·J초등학교 6년) 등 여학생 5명이 급류에 떠내려가자 주변에 있던 김영재씨(23·회사원) 등 3명과 함께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들은 여학생 4명을 구한 뒤 박양이 강 하류쪽으로 떠내려가는 것을 보고 다시 물 속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탈진한 김씨는 병원으로 옮기던 중 숨졌고 김군과 박양은 60여m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군의 학교 친구인 박준영군(16)은 "태권도 실력이 뛰어난데다 의협심이 강해 못된 짓을 하는 학생들을 혼내주는 등 '의리의 돌쇠'로 불렸다"고 말했다.
냉장고 부품 제조업체 직원인 김영재씨는 중학교 시절 집을 나간 부모가 행방불명돼 고아 아닌 고아로 자랐고 군 복무를 대신해 방위산업체인 이 회사에 지난해 6월 입사했다.
회사 동료 국모씨(24)는 "가정은 불우했지만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았고 특히 책임감이 강했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