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후 하나은행의 총자산규모는 84조원으로 국민은행 우리은행에 이어 국내 3위의 은행으로 뛰어오른다. 또 다른 은행간 합병을 촉진하는 주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는 19일 하나은행과 미국계 펀드인 론스타가 제출한 수정제안서를 검토한 뒤 만장일치로 하나은행을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했다.
강금식(姜金植) 공자위 위원장은 “가격과 향후 경영계획 등 여러 가지 인수조건에서 하나은행이 우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인수가격은 하나은행이 1조1000억원, 론스타는 9000억원을 제시했다.
강 위원장은 “하나은행은 정부가 합병 후 1년6개월 동안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지분을 매각할 때 주가가 떨어져도 계약한 매각대금을 현금으로 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정부가 해외주식예탁증서(DR)를 주당 1만8900원 이상으로 발행해 국내외 투자자에게 매각하되 주가가 그 밑으로 떨어져 발행이 어려워지면 하나은행이 자사주(自社株) 매입형태로 사들여 소각한다는 것.
재정경제부 변양호(邊陽浩) 금융정책국장은 “하나은행과 정부는 본계약 협상을 빨리 마무리할 것이며 기간은 약 2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 국장은 또 “합병 후 정부 지분은 29.8%로 최대주주가 되지만 경영권을 직접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영권은 하나은행이 갖고 정부는 1대주주로서 경영감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승유(金勝猷) 하나은행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금혜택을 받기 위해 존속법인은 서울은행으로 하겠다”며 “올해 안에 합병 주주총회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합병 후 은행 이름을 하나은행으로 통일할지, 아니면 현재 두 은행 이름을 그대로 사용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서울은행은 누적결손금이 6조5000억원이어서 하나은행은 앞으로 5년 동안 약 3200억원의 법인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김 행장은 또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지주회사 설립과 증권 보험사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은행 노조는 이날 본계약이 이뤄지는 때에 맞춰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하고 사전절차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발생신고서를 제출했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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