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사를 놓고 석굴암 안전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석굴 앞마당 왼편에서 석굴 뒤쪽 계곡까지 55m의 진입로를 내 포크레인이 오르내리도록 한 것은 석굴에 진동을 줄 수 있고 동시에 주변 경관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포크레인 진동 우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작은 돌로는 강한 물살을 견뎌낼 수 없어 지름 1m 내외의 큰 돌로 배수로 방호벽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포크레인으로 돌을 옮길 수밖에 없다. 작업 통로용으로 만든 진입로는 나무를 베어 길을 낸 것이 아니라 기존의 푹꺼진 곳에 흙을 다져넣어 길을 냈기 때문에 주변 경관을 훼손한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21일 현장을 찾았을 때, 공사는 중단돼있었다. 문화재청이 “우려할만한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다시 한번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하겠다”면서 공사를 일시 중단시킨 것이다.
우선 진입로를 둘러봤으나 나무를 벤 흔적은 확인하지 못했다. 석굴 주변 돌계단 옆 배수로에서 흘러나온 물이 돌계단을 타고 앞마당 쪽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석굴암을 위해 불가피한 공사였다.
▼세심한 주의 아쉬워▼
최근 석굴암 모형전시관 설치를 둘러싼 논란 속에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생각에 서둘러 석굴암을 찾아갔던 기자는 가슴을 쓸어내렸으나 문화재청의 보다 세심한 배려가 아쉬웠다.
공사 진입로의 경우, 원래의 지반에 가마 등을 깔고 그 위에 흙을 덮었어야 했다. 그래야 완공 후 흙을 다시 제거할 때 원래 지반을 유지할 수 있다. 포크레인 진입으로 인한 진동 문제도 사전에 좀더 정밀하게 검토했어야 했다. 석굴암은 단순한 문화재가 아니라 우리 문화의 최고 결정판이자 인류 전체의 문화재이기 때문이다.
경주〓이광표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