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만남은 그동안 양측이 MBC의 한나라당 관련 보도에 대한 편파성 시비로 불편한 관계에 있었다는 점에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서청원(徐淸源) 대표 등 주요 당직자들이, MBC에서는 김중배(金重培) 사장과 김종오(金鍾午) 보도본부장 등 고위 간부들이 참석했다.
MBC측은 22일 “양측이 터놓고 얘기나 한번 하자”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애써 모임의 의미를 축소했다.
MBC와 한나라당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모임에서 나온 이야기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한나라당의 MBC에 대한 국감 실시 방침, MBC의 한나라당에 대한 편파보도 시비, 한나라당 의원들의 MBC 출연거부 방침 해제 등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양측이 MBC에 대한 국감 실시 여부를 ‘화두’로 거론했다는 점이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공정방송특위는 21일 전체회의를 열고 MBC를 국감 대상에 포함시키기 위해 감사원법 등 관련 법률 개정안을 이달 중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반면 MBC는 자사가 공영방송이라고 공언하면서도 정부출연기관의 재출자기관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국감을 회피하면서 한나라당이 다수당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MBC의 한 관계자는 이 모임에서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면 여러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한나라당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MBC 국감 실시 여부에 대해 자사 또는 정당의 이해관계보다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등 대의(大義)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날 모임이 국감 회피를 위한 ‘부적절한 만남’처럼 비친 것은 왜일까? ‘자두나무 아래에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속담이 있다.
김갑식기자 문화부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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