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 이야기 / 이오덕 지음 / 각권 372,393쪽 각권 13000원
요즘 어린이 책 출판은 크게 활성화됐지만 그런 만큼 일부에서는 상업주의라는 명예롭지 않은 딱지를 붙이기도 한다. 최근 활동이 뜸했던 원로작가인 저자는 어린이 문학계를 두루 살펴본 뒤 잘된 일과 잘못된 일을 꼬집어내 두 권의 책으로 펴냈다.
저자는 특히 어린이 문학 비평서들이 정작 책에 대한 길잡이 역할을 하기보다 대뜸 무슨 이론이니 무슨 주의니 하는 논리를 펴서 오히려 읽는 이들을 안개 속으로 끌고 간다고 비판한다. 수준없고 형편없는 동화 책들이 좋은 책이라고 널리 소개될 만큼 어린이 문학이 혼돈스러운 것은 평론가들이 자기 할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첫째 권 ‘문학의 길 교육의 길’은 알맹이 없는 글로 어린이 문학을 오히려 혼돈스럽게 하는 평론가들 태도에 일침을 가하는 글을 비롯 어린이 책 비평문을 쓴다는 것이 일반 문학에 대한 비평문과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 오역이 난무하는 어린이 책 번역 문제에 대한 견해 등을 밝히고 있다.
둘째 권 ‘어린이책 이야기’에서는 최근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어린이책 베스트 셀러 두 권(괭이부리말 아이들, 마당을 나온 암탉)의 문제를 꼼꼼하게 짚어내고 있다.
저자는 일부 어린이 문학인들이 출판사들과 손을 잡고 어린이 책을 바로 보는 일을 가로막는 태도에도 깊은 우려를 표한다. 책을 내놓으면서 따라붙는 평자들의 추천사도 칭찬일색으로 오히려 독자를 호도하고 있다는 것.
또 좋은 어린이책을 선정하는 단체들도 책을 보는 안목이 짧은 탓에 대단치도 않은 책을 좋은 어린이 책으로 널리 추천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저자는 이같은 상황에 대한 교통정리를 하고 싶어 책을 출간하게 됐다고 밝혔다.
선생님이나 학부모는 물론이거니와 어린이 책을 쓰고 어린이 책에 대한 글을 쓰는 사람들, 어린이 책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 한 책이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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