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을 제외한 세계 전역에서 살아가는 한국인의 숫자는 600여만명. 밀림이나 사막의 오지까지 전 세계가 그들의 활동무대다. 이 책은 ‘특이하게’ 남태평양의 크고 작은 섬나라를 무대로 새로운 삶을 개척한 교포들을 소개한다.
야근과 외박으로 이어지는 피곤한 삶을 내던지고 바누아투에서 여행자 숙소를 운영하는 젊은 부부, 피지의 정재계를 장악한 ‘왕초’ 통조림공장 주인, 사이판의 ‘죽은 봉제공장 살리기 명수’…. 저마다의 사연은 천차만별이지만 나서 자란 땅과 완전히 다른 풍토에 악착같이 뿌리내린 ‘고집’과 ‘근성’은 누구나 똑같다. 책 제목과 달리 소국의 고관들을 농락하다 추락한 사기꾼의 사연 등도 들어있어 가슴을 아프게도 한다.
저자는 이벤트회사를 운영하다 해양리조트를 설립하기 위해 처음 남태평양을 찾았다고 밝힌다. 곳곳에서 만난 ‘다른 삶의 동포’들에 대한 감동으로 리조트는 포기하고 대신 부부동반 세계일주에 나섰다. 중국 15개 도시를 여행한 뒤 지금은 시리즈 중국 편을 집필 중.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