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역사속의 영웅들', 남자는 여자가 길들인 동물

  • 입력 2002년 8월 23일 17시 45분


◇역사 속의 영웅들 / 윌 듀런트 지음 안인희 옮김 / 508쪽 1만5000원 황금가지

세계적 베스트셀러 ‘철학이야기’의 저자로 잘 알려진 미국의 철학자이자 역사가 월 듀런트(1885∼1981)가 남긴 마지막 책이다.

이 책은 고대에서 현대까지 활약한 영웅들의 삶을 통해 독자들을 인류의 역사로 안내한다. 여기서 영웅이란 위대한 정치가나 장군뿐 아니라 사상가, 예술가, 시인까지 포함한다. 공자, 붓다 등 몇몇만 빼놓고는 대부분 서양의 영웅들.

윌 듀란트는 ‘4대문명 발상지’ ‘고대 그리스·로마’ ‘기독교의 성장’ ‘르네상스’ ‘종교개혁’ ‘셰익스피어와 베이컨의 시대’로 구분해 서양의 역사를 들려준다. 인류 역사를 짧은 몇 마디로 간추릴 순 없지만 그는 큰 걸음으로 걸으면서 인류 문명의 발전 과정을 예리하게 찌르며 각 시대의 핵심을 강의한다. 아울러 광범위한 학문을 아우르는 서양사를 단순히 정치, 사회의 역사가 아니라 사상과 예술의 흐름으로 바라보고 있는 점이 이 책의 미덕. 인류의 역사와 문화사를 함께 읽는 재미를 주는 유익한 인문교양서로서 손색이 없다.

인류 문명사 탐구에 평생을 바친 저자는 이 책에서 1인칭 화법을 사용해 솔직하고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를 들려준다. 제 1장 ‘문명이란 무엇인가’를 펼치면 다음과 같은 글들이 나온다. ‘1천년의 1천 배나 되는 시간 동안 인간은 싸움을 좋아하고, 언제나 싸울 준비가 되어 있어야만 했다. 음식과 짝짓기와 목숨을 위해서였다’. ‘남자는 대단히 빛나는 존재일지는 몰라도 근본적으로 따지면, 자궁이며 인간 종족의 주류인 여자에게 공물을 바치는 존재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문명을 시작한 것은 여자이며 남자는 여자가 길들인 마지막 동물’이라는 얘기다.고미석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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