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와 강진군은 포스트월드컵 기념사업의 하나로 네델란드인 하멜이 머물렀던 병영면 일대에 하멜 전시관과 네델란드 문화관, 전 축구국가대표 감독인 거스 히딩크의 위업을 기리는 월드컵기념관 등을 갖춘 네델란드촌을 조성키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네델란드촌은 총 사업비 42억원을 들여 올해 중 착공해 내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이 사업은 하인드 브리스 주한 네델란드대사와 한국 방문의 해 추진위원회가 적극 지원하고 있는데다 네델란드 영화사가 병영면 일대에서 ‘남(南), 하멜 재방문하다’란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연말 국제영화제에 출품할 예정이어서 네델란드촌이 국제 관광지로도 부상할 전망이다.
병영면에는 하멜 거주지로 알려진 지로리에 은행나무(천연기념물 385)가 남아있고 하멜의 흔적으로는 담장길, 수로, 비자나무 등이 있다.
전남도는 추진위원회와 실무위원회를 꾸려 고려청자 등과 연계한 패키지 상품과 하멜 표류 350주년을 기념해 하멜 행선지(전남 강진, 순천, 여수, 전북 남원)를 둘러보는 테마 상품을 개발하는 등 마케팅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하멜은 1653년(조선 효종 4년) 상선 스페르웨르호를 타고 타이완을 거쳐 일본으로 항해하던 중 제주도에서 표류하다 일행 36명과 함께 붙잡혔다. 그는 1657년 강진의 전라병영, 1663년 여수의 전라좌수영에서 배치돼 잡역을 하다 1667년 동료 7명과 함께 탈출해 일본을 거쳐 1668년 네델란드로 돌아갔다. 1688년 하멜이 쓴 하멜표류기는 조선에 관한 서양인 최초의 저술로 당시 유럽인들의 이목을 끌었다.
강진〓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