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소리]신용호/인물 됨됨이가 총리의 조건

  • 입력 2002년 8월 25일 18시 31분


오늘부터 새 국무총리서리의 임명동의 여부를 정하기 위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국무총리의 직무는 대통령의 명을 받아 중앙행정기관의 장들을 지휘 감독하는 것으로 법에 정해져 있다. 오늘날의 총리는 옛날의 재상(宰相) 자리에 해당한다.

옛날 재상은 요리사에 비유되기도 했다. 달고 짜고 맵고 시고 쓴 음식 재료들을 잘 조화시켜 오묘한 맛을 내는 하나의 음식으로 변화시키는 요리사와 같이, 국민이나 행정 각 부처의 각기 다른 주장들을 하나로 조화시켜 국정을 한 방향으로 이끌고 가는 일을 맡은 사람이 재상이기 때문이었다. 재상의 재(宰)는 요리사를 뜻하기도 하며, 은(殷)나라를 건국한 탕왕 때의 명재상 이윤(伊尹)은 실제로 요리사 출신이었다고 한다.

국무총리의 적격 여부를 판별하려면 우선 인물의 됨됨이를 따져보고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를 가까이서 오랫동안 접했던 사람들의 평도 들어보고, 난관에 처했을 때는 어떻게 대처했으며, 조직의 목표설정과 그 실현을 위해 어떤 방법을 썼는가, 또 그의 뜻과 다른 의견이 나왔을 때에는 어떤 자세를 가졌는가 등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이번 청문회에서 국회의원들은 지엽적인 문제에 매달려 시간을 허송하지 말고 이 같은 점들에 유념해 총리 자격을 검증해주길 바란다.

신용호 충남 공주시 신관동·공주대 한문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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