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흥분한 월드컵영웅 ‘오버액션’

  • 입력 2002년 8월 25일 22시 15분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안양-전남의 경기에서 전남 김남일(왼쪽)이 안양 히카르도(오른쪽)와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안양〓변영욱기자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안양-전남의 경기에서 전남 김남일(왼쪽)이 안양 히카르도(오른쪽)와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안양〓변영욱기자
너무 흥분한 탓일까. 스탠드를 가득 메운 2만7525명의 관중 앞에서 치열한 혈투를 벌이던 김남일(전남 드래곤즈)과 안드레(안양 LG)가 불상사 끝에 퇴장당하고 말았다.

25일 안양에서 열린 2002프로축구 삼성파브 K리그. 후반 26분경 안양 히카르도가 전남 문전을 향해 볼을 몰고 달리던 중 마시엘의 강한 태클에 쓰러졌다. 양 팀 선수들이 흥분해 몰려들었고 경기내내 치열한 미드필드 장악 다툼을 벌이던 김남일과 안드레가 머리를 치고 받으며 신경전을 벌였다. 그러던 중 안드레가 머리를 뒤로 젖히며 김남일의 입술 부위를 받았고 김남일은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둘 모두 퇴장을 당해 2경기 출장 정지.

불상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경기 종료 직전 안양 이영표의 센터링 때 전남 주영호의 핸들링 반칙으로 판정된 상황과 관련, 서포터스가 그라운드에 난입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심판 판정에 대한 강한 항의로 원로급인 이회택 전남 감독이 거친 모습을 보이는 장면까지 벌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심판의 우유부단한 처신은 그라운드를 온통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고 실망한 관중은 경기가 지연되자 줄줄이 스탠드를 빠져나갔다.

이처럼 달아오른 프로축구 열기가 최근 잇따라 개운치 않은 장면을 연출, 모처럼 맞은 중흥 기회를 박차버릴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경기가 툭하면 지연되는가 하면 감독들이 벤치에서 쫓겨나는 사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경기는 핸들링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 찬스를 안양 진순진이 동점골로 성공시켜 1-1 무승부가 된 직후 종결됐다. 전남은 후반 2분 신병호가 선취골을 넣었다.

대전에서는 터키 출신 트나즈 트라판 감독에게 지휘봉을 내준 부천 SK 최윤겸 감독이 고별무대로 치른 홈팀 대전 시티즌과의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부천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터진 윤정춘의 선취골로 주도권을 잡았으나 13분 후 대전 이관우의 코너킥을 받아 찬 콜리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한편 24일 열린 3경기에서는 무려 15골이 터져 주말 축구팬을 즐겁게 했다. 3경기 15골 기록은 97년 7월17일 기록된 17골에 이어 통산 3경기 종합 다득점 두 번째 기록.

이날 부산 아이콘스 우성용은 팀 패배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동점과 역전골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대회 총 9골을 기록, 무득점에 그친 성남 샤샤(7골)와의 득점왕 레이스에서 완승을 거뒀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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