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뉴베르나, 소형차 답지않은 고품격

  • 입력 2002년 8월 26일 17시 29분


고급스러운 내부 사양으로 준중형차의 품격을 살린 뉴베르나. 사진제공 현대자동차
고급스러운 내부 사양으로 준중형차의 품격을 살린 뉴베르나. 사진제공 현대자동차
자동차 속 각종 편의장치들은 이제 중 대형차만의 전유물은 아닌 듯하다. 판매마진이 크지 않은 소형차에 화려한 사양품목을 붙이는 것은 오랜 ‘금기’. 7월 시장에 나온 현대의 뉴베르나가 이 금기에 첫 도전했다.

열선을 속에 넣은 옆거울, 도로카드 등을 꼽을 수 있는 햇빛가리개, 크롬도금 문 손잡이, 알루미늄 재질의 화장거울…. 뉴베르나의 내부 곳곳에서 소형차답지 않은 품격을 찾아볼 수 있다.

게다가 운전석 에어백과 팔받침대(암레스트), 내장형 핸즈프리 장치 등도 편안한 운전을 돕는다. CD플레이어와 6군데서 들리는 스피커도 만족할 만한 수준.

그러나 뒷좌석이 좁은 것은 소형차의 어쩔 수 없는 한계다. 뒷좌석의 고급스러움을 상징하는 팔받침대도 없다. 대신 스키 등 긴 레저장비를 트렁크에 실을 때 뒷좌석을 앞으로 꺾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 대목에서 다같이 준중형차의 품격을 살렸다는 경쟁차 리오SF와 다르다.

경부와 영동고속도로를 바꿔 타며 1500㏄ DOHC 알파엔진의 ‘체력’을 시험해봤다.

에어컨을 켠 상태에서 시속 120㎞까지 가볍게 치고 올라간다. 엔진회전 수가 분당 3000회에 이르기 전 자동변속 기어가 자연스럽게 올라가 변속충격이 많이 줄어든 느낌이다. 엔진뿐만 아니라 바람소음도 귀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다만 급가속하며 페달을 밟을 때 변속기가 출렁하며 ‘짜증’을 자주 냈다.

뉴베르나는 ‘전작(前作)’인 베르나보다 더욱 강인한 외관을 지녔다. 헤드램프 주변선이 굵어지고 라디에이터 그릴도 묵직한 십자형을 채택했다. 트렁크 공간도 높고 넓어져 전체적으로 두터워진 느낌을 준다. 도로에서 마주친 베르나의 운전자들은 힐끔힐끔 전혀 달라진 ‘후신(後身)’을 쳐다보기 바빴다.

소형차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인 가격. 에어컨(95만원)과 자동변속기어(117만원)를 달지 않은 기본사양 품목 기준으로 590만∼983만원. 1달 뒤 시장에 나온 리오SF보다 약간 싸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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