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민주 "정쟁자제…수해복구 총력"

  • 입력 2002년 9월 2일 18시 34분


병풍(兵風) 등과 관련해 사생결단식의 공방을 벌여온 정치권이 태풍 루사로 인한 사상 최악의 수해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정쟁을 자제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2일 각각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분간 수해대책 마련에 당력을 집중하기로 하고 거당적인 지원에 나섰다.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분간 인내심을 갖고 수해복구에만 총력을 기울여달라. 대변인도 이 대목에 유의하라”며 민주당에 대한 직접 공격을 자제토록 지시했다. 대신 수해복구를 위한 거당적인 총동원령을 내렸다. 이규택(李揆澤) 총무는 “당장 국회 재해대책특위를 가동, 특별재해지역 선포와 추경안 편성 등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서 대표와 최고위원들을 중심으로 8개 지원반을 구성, 이날부터 전국의 수해 피해지역에 급파했다. 또 이날 중앙당사에서 여성위원회 주최의 바자를 시작으로 수재민 지원을 위한 모금운동도 벌이기로 했다.

민주당도 국민정서를 감안, 정쟁을 자제키로 하고 병역비리 공세에 대해서도 수위를 낮추기로 방침을 정했다.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천용택(千容宅) 의원이 병풍 수사에 대한 언론 보도 내용을 보고하려 하자 “그런 얘기는 검찰에서 할 일이니까 보고하지 말라”며 “우리는 지켜보는 것이고, 검찰이 잘못하면 당이 나설 것”이라고 제지했다. 매일 병풍과 관련한 성명과 논평을 10여건 이상씩 내던 대변인실도 선제공격은 자제키로 했다.

한 대표와 당 재해대책위 위원들도 3∼5일 피해가 큰 지역을 차례로 방문키로 했고, 이날부터 원내외 지구당위원장과 중앙당 당직자들도 직접 재해복구 작업에 동참키로 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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