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 새로 뽑은 애마(愛馬)인데 내 맘에 꼭 맞게 차를 개조해 보자.”
그는 휠 타이어 범퍼 등 외관은 물론 엔진과 흡기 및 배기장치, 제동장치 등도 일부 손을 봤다. 취향에 맞게 차를 개조한 후 그는 “돈이 좀 들어서 그렇지 만족감은 두 배”라며 즐거워 했다. 강씨가 했던 이같은 자동차 튜닝(Tuning·부분 개조)이 최근 자동차 마니아들은 물론 오너 드라이버들에게까지 퍼지고 있다.
▽튜닝은 왜 하나〓자동차 튜닝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도 많다. 폭주족들의 전유물로 돼 있는 시끄러운 배기음도 그렇고, 나이트클럽을 연상시킬 정도로 요란스럽게 치장한 자동차 네온램프가 떠오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것들도 물론 튜닝의 일종이지만 이것들이 튜닝의 전부는 아니다. 자동차 튜닝은 ‘조율한다’는 말 뜻 그대로 자동차 형태나 구조, 성능 등을 운전자의 취향에 맞게 바꾸는 것이라고 정의 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튜닝과 무관한 운전자는 그다지 많지 않다.
자동차를 출고 상태 그대로 몰고 다니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 핸들 커버를 씌우는 것도 그렇고, 햇빛 가리개를 단다거나, 타이어를 승차감이 좋은 것으로 바꾸는 것, 차 외부에 코팅을 하는 행위들도 따지고 보면 튜닝 행위를 한 셈이다.
튜닝은 왜 하는 것일까. 대량 생산된 자동차는 같은 모델이면 색깔만 일부 다를 뿐 나머지는 모두 꼭 같다. 자동차에 사람을 맞추는 방식이다. 그러나 개성이 존중되면서 이것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자연히 튜닝 붐을 몰고 온 것. 이들은 옷도 자신의 몸에 맞춰서 입듯 자동차도 자신의 취향에 맞게 고쳐 타려고 한다.
앞서 강씨의 경우처럼 자신에게 더 잘 맞는 차를 타기 위해서 튜닝을 하고, 차를 통해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려는 것이다.
▽튜닝의 종류〓튜닝은 겉모양을 개조하는 ‘드레스업 튜닝’과 성능을 강화하는 ‘메커니즘 튜닝’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드레스업 튜닝은 리어스포일러를 붙이거나 휠 범퍼 타이어 등을 바꿔 외관을 아름답고 개성있게 꾸미는 것을 말한다. 드레스업 튜닝이라 해도 멋있게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차의 기능향상도 함께 고려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컨대 트렁크 위에 설치하는 리어스포일러는 차를 날렵하게 보이게도 하지만 고속 주행시 차체의 뒷부분이 뜨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퍼포먼스 튜닝 또는 파워 튜닝이라고도 하는 메커니즘 튜닝은 엔진, 흡기 및 배기장치, 제동장치, 완충장치 등을 교체해 주는 것. 이를 통해 힘(출력)과 주행성, 제동성, 방향성 등을 높여 차가 운전자의 뜻에 따라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게’ 만드는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가〓자동차 운행과 관련된 법규(자동차관리법, 도로교통법, 대기환경보전법, 소음진동규제법 등) 가운데 튜닝과 직접 관련되는 법은 자동차관리법이다.
현행 자동차관리법 34조는 “자동차의 구조·장치 중 건설교통부령이 정하는 것을 변경하고자 할 때에는 당해 자동차의 소유자가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돼 있다. 시행령에서 정하고 있는 구조는 총중량, 최소회전반경 등 7가지이며 주행장치, 조향장치, 제동장치, 완충장치, 경보장치에까지 망라돼 있다.
자동차에서 이런 구조와 장치에 포함되지 않는 부분은 사실상 없는 셈이나 마찬가지다. 이는 결국 자동차를 제조업체가 만들어 준대로 타지 않고 조금이라도 고치는 것은 모두 불법이라는 뜻도 된다.
한 튜닝 전문업체의 대표는 “운전자들이 흔히 하고 있는 타이어 업그레이드나 휠 교체도 현행법으로는 대부분 불법”이라며 “법과 현실의 거리를 좁히려면 당장 법을 바꾸지 않더라도 적용에 탄력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반자에 대한 벌칙도 엄격하다. 위반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튜닝을 하려면 적법한 절차를 밟는 것이 좋다.
구조변경 승인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변경 전후의 주요 제원 대비표와 바꾸려는 구조 및 장치의 설계도 등을 갖춰 해당 시군구에 신청해야 한다. 승인을 받아 구조변경을 한 뒤에는 15일 이내에 자동차검사소에서 구조변경검사도 받아야 한다.
직접 하기가 번거로울 경우에는 튜닝업소의 대행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소는 최근 많이 생겨나고 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