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신석호의 펀드탐방]템플턴그로스/5호 3년간 수익률 111%

  • 입력 2002년 9월 3일 17시 46분


증시가 영원히 1000포인트 아래 ‘박스권’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더라도 가치가 끝을 모르고 높아지는 펀드가 나오는 것은 가능하다.

가치보다 값이 싼 종목을 사두었다가 제값이 되면 팔고 다시 가치보다 싼 주식을 사는 방법으로 펀드는 영원히 젊음과 성장을 유지할 수 있다.

불행히도 한국 증시에는 오랫동안 고객의 신뢰를 받으며 커가는 펀드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만 세 돌을 갓 넘긴 ‘템플턴 그로스’ 6형제는 기대해 볼 만하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이 시리즈 펀드는 99년 2월 템플턴 그로스 1호의 탄생으로 시작됐다. 6형제지만 실제로는 주식을 사고팔 때 함께 움직인다. 이들의 왕성한 성장력을 보자.

한국펀드평가가 지난달 23일 태어난 지 3년이 지났고 자산이 50억원 이상인 주식형 펀드를 조사한 결과 3년 동안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로 5호와 4호, 1호가 꼽혔다. 수익률은 63∼69%. 특히 5호는 설정일 이후 수익률이 111.54%에 달했다. 4호의 수익률 24%와 비교할 때 눈부시게 성장했다.

펀드가 잘 크려면 네 가지 요소가 필수적이다. 우선 좋은 투자원칙이 있어야 하고 원칙을 실행할 사람(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이 필요하다.

시장의 오르내림에 흔들리지 않고 먼 미래를 보고 투자하는 좋은 고객과 이 고객을 유치하고 관리하는 판매사도 중요하다.

템플턴 그로스 펀드 성장의 밑거름은 완고한 원칙이다.

우선 가치보다 비싸다고 생각되는 주식은 쳐다보지 않는다. 이런 원칙에 따라 99년 벤처 버블 때 기술주에 투자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펀드 수익률이 낮았지만 결국 고객을 보호한 결과가 됐다.

‘바텀업(Bottom-Up)’ 방식에 따라 시장이 아니라 종목에만 집중한다. 시장이 안 좋아도 싸고 좋은 주식이 있으면 사고 시장이 아무리 좋아도 제값이 되면 판다. 대신 한번 산 주식은 5년을 두고 제값이 되기를 기다린다. 한 업종이나 한 종목에 집중 투자하지 않고 30∼40개 종목에 분산해 투자한다.

7월 주식운용 사령탑을 맡은 오성식 상무는 “직접 운용을 해보니 템플턴을 움직이는 완고한 원칙의 힘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말했다.신석호기자 kyle@donga.com

템플턴 그로스 펀드 개요
펀 드설정일총자산(억원)설정이후누적수익률(%)
템플턴 그로스 5호*1999. 1.11154113.23
템플턴 그로스 1호1999. 2. 267390.55
템플턴 그로스 4호**1999. 6.1721057.51
템플턴 골드 그로스2001. 7.1853474.96
템플턴 그로스 2호2001. 8.28210861.79
템플턴 그로스 3호2002. 1.15301916.78
자료: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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