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이종환씨 ‘지금은 라디오 시대’ 진행 사퇴

  • 입력 2002년 9월 3일 17시 46분


방송인 이종환씨(왼쪽)가 7년간 진행하던 '지금은 라디오 시대'의 진행을 사퇴했다. 이씨가 공동 진행자인 최유라씨와 함께 방송하고 있다. 사진제공 MBC

방송인 이종환씨(왼쪽)가 7년간 진행하던 '지금은 라디오 시대'의 진행을 사퇴했다. 이씨가 공동 진행자인 최유라씨와 함께 방송하고 있다. 사진제공 MBC

MBC 표준FM(95.9㎒) ‘지금은 라디오 시대’를 7년간 진행해온 방송인 이종환씨(65·사진)가 이 프로를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퇴 이유는 최근 청취자에 대한 전화 폭언이나 편파 발언 등을 둘러싼 논란 때문.

이씨는 3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청취자에게 폭언을 한 것은 잘못한 일이며 개인적으로 사과했다”며 “하지만 특정 정당을 편드는 발언을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라디오 시대’를 7년이나 진행해왔다”며 “앞으로 이 프로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유의 짧고 단호한 말투로 사퇴 이유를 밝혔다.

“청취자들의 예민한 반응 때문에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 시간이 지나면 마음속에 묻어둔 얘기를 털어놓겠다. 앞으로 ‘이종환의 음악살롱’에만 전념하겠다.”

하지만 이 프로의 제작진은 “2일부터 이씨가 출연을 중단했지만 진행을 계속할지 여부는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가 이 프로에서 모습을 감추자 ‘…라디오 시대’의 홈페이지에는 100여건의 글이 올라오는 등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ID가 ‘OPENTH’인 청취자는 “35년간 방송 생활을 해 온 이종환씨의 발언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집단으로 나서는 것은 ‘인격살인’”이라고 주장했다. 또 ‘JSSEOL’은 “공정해야 할 진행자가 본분을 망각한 것은 잘못”이라며 “이씨의 방송 복귀 여부는 청취자 여론조사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씨는 지난달 중순 방송에서 “병역 비리를 둘러싼 정치 공방이 지겹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수해지역의 주민들에게 전세 자금을 빌려주기로 했다. 말이라도 얼마나 시원하냐” 등 잇따른 ‘정치평론성’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지난달 29일 인터넷 게시판에 자신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청취자에게 전화를 걸어 욕설을 하기도 했다.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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