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유화-신영증권 흔들림 적어

  • 입력 2002년 9월 4일 22시 30분


“너희 둘은 증권주 아냐?”

최근 증권주가 급등락 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유화증권과 신영증권 두 종목이 유독 등락 없는 묵직한 모습을 보여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21일 증권업종지수가 사상 최고 상승률(6.76%)을 나타낼 때 우선주를 포함해 39개 증권주 가운데 주가가 오르지 않은 단 한 종목이 유화증권우선주였다.

2일에도 삼성증권이 6% 넘게 올랐고 LG투자 대신 현대 등 주요 증권사 주가가 5% 안팎의 오름세를 보일 때 신영증권은 2.04% 오르는 데 그쳤으며 유화증권은 고작 0.74% 올랐다.

4일에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 증시가 하락하면서 그 영향으로 대부분의 증권주가 3%대의 급락세를 나타냈는데 유화증권과 신영증권은 0.44%와 2.01% 떨어지는 데 그쳤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전문가들은 유화, 신영 두 회사가 다른 증권사와는 전혀 다른 수익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거래수수료 수입을 주요 수입원으로 삼기 때문에 주가가 시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증시가 좋아지면 거래량이 늘어 증권사 수수료 수입이 커지기 때문.

전체적으로 증시가 활황을 보일 것 같으면 증권주가 가장 먼저 오르고, 시황이 나빠질 것 같으면 증권주가 가장 먼저 빠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런데 유화, 신영 두 회사는 수수료 수입이 회사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신영은 수수료 수익 비중이 전체 수익 중 25% 정도이며 유화는 아예 6∼7%대다.

대신 두 회사는 수천억원에 이르는 회사돈을 국공채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며 수익을 낸다.

유화와 신영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각각 770억원, 1400억원인데 자산은 무려 4000억원, 6000억원에 이른다. 두 회사 모두 증권사라기보다는 ‘거대한 펀드’인 셈이다.

동부증권 이병건 애널리스트는 “두 회사는 증권사라기보다 일종의 자산운용회사 개념으로 접근해야 이해가 빠르다”고 설명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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