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국자는 5일 “일본측이 ‘일본해’ 단독표기를 주장하는 회의는 의미가 없다”며 “다른 대안을 갖고 나와야 양자회담에 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양자협의를 들고 나온 것은 유엔 지명 표준화회의 및 전문가회의(8월27일∼9월5일·베를린)에서 동해 표기 문제에 관한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 이 회의에서 합의가 이뤄졌다면 국제수로기구(IHO)가 일본해 단독표기를 삭제하고 동해 부분을 공란으로 남겨둔 채 ‘해양의 경계’ 4차 개정판 초안을 확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일간 입장 차이로 전세계 지도제작의 기초자료인 해양의 경계 4차 개정판 발간 여부는 11월30일의 IHO 회원국 투표로 넘어갔다.
일본이 한일 양자협의라는 카드를 꺼낸 것은 양자협의가 진행 중이므로 IHO가 결론을 내리면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부결쪽으로 분위기를 몰아가기 위한 것이다. 부결되면 4차 개정판을 발간할 수 없고, 결국 일본해만이 표기된 3차 개정판(1953년 발간)을 그대로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이에 맞서 동해 부분이 ‘공란’으로 되어 있는 4차 개정판을 발간할 수 있도록 IHO 회원국을 설득해 가결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