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업무와 관련된 한 학회에서 산업정책연구원이 헬싱키대와 손잡고 국내에서 해외 MBA를 딸 수 있는 과정(KEMBA)을 개설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침 공부에 대한 갈증도 있었고 해외 미팅 때마다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KEMBA의 가장 큰 매력은 손쉽게 직장 생활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다는 점. 전체 11개월 과정을 주중 야간이나 주말에 이수할 수 있는 데다 헬싱키대에 직접 가서 이수해야 하는 과정이 17일에 불과해 휴가를 이용하면 됐다.
그 해 9월 KEMBA에 등록한 정 팀장은 이듬해 8월 헬싱키대 MBA를 받았다. 자기 만족감은 물론이고 이론이 실무를 뒷받침하면서 업무 능률이 크게 향상됐다.
그러던 중 직장을 옮길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해 4월 UPI 본사 임원과의 인터뷰 때 헬싱키대 MBA 학위가 큰 몫을 했던 건 불문가지. 정 팀장의 보수는 이전 직장보다 50%가량 올랐다.
반복되는 일상의 연속, 갑자기 찾아든 위기 속에 ‘변화’를 꿈꾸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그 해법으로 흔히 선택하는 것이 유학이나 대학원 진학. 그렇다고 직장을 팽개치고 무작정 해외로 나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UPS 정 팀장의 경우처럼 국내에서 MBA를 따는 방법은 어떨까.
외환위기를 전후해 국내 각 기관이 외국 대학과 연계해 한국에서 외국 대학 MBA를 딸 수 있는 길을 터놓고 있다.
95년 문을 연 KEMBA가 대표적인 사례. 헬싱키대 교수들이 방한, 직접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 인기가 높다. 산업정책연구원은 이와 함께 미국 뉴욕주립대와 제휴해 이학석사(MS)를 국내에서 취득할 수 있는 MSIT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교과 과정은 KEMBA와 유사하다.
연세대도 97년 미국 시애틀 소재 워싱턴대와 제휴해 경영학석사(GEMBA) 과정을 개설했다. LG그룹과 제휴해 시작했지만 일반 직장인에게도 문이 열려 있다.
워싱턴대에서 일년 동안 직접 교과를 이수해야 하는 만큼 회사 허가 없이 개인적으로 진학하기는 어렵다는 게 단점이다.
금융 전문가를 꿈꾼다면 국내에서 해외 대학 금융학석사(MFM) 과정에 도전해 볼 수도 있다.
한국금융시장연구원이 미국 시카고 소재 일리노이공대와 함께 개설한 MFM 과정이 대표적.
이 과정은 온라인 수강도 가능해 일반 직장인의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으로 수강할 경우 일리노이공대 MFM을 따는데 걸리는 기간은 보통 24개월. 현지에 가서 직접 수강하면 기간이 짧아진다.
한국금융연수원도 미국 일리노이주 소재 일리노이대와 MFM 과정을 개설하고 있는데 금융권에 2년 이상 재직해야 지원 자격이 생긴다.
이 밖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미국 보스턴대와, 중앙대 국제대학원이 미국 조지 워싱턴대와 제휴해 MBA 과정을 개설했으나 현재 보류 중이거나 폐지됐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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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운영 중인 주요 MBA, MFM과정 | |||||||||||||||||||||||||||||||||||||||||||||||||
과정 | 시행기관 | 교육기간 | 참고 | ||||||||||||||||||||||||||||||||||||||||||||||
켐바(KEMBA) | 산업정책연구원-헬싱키경제경영대학 | 11개월(해외 17일) | ips.or.kr | ||||||||||||||||||||||||||||||||||||||||||||||
겜바(GEMBA) | 연세대-워싱턴대 | 18개월(해외 12개월) | sim.yonsei.ac.kr | ||||||||||||||||||||||||||||||||||||||||||||||
MFM | 한국금융시장연구원-일리노이공대 | 24개월(온라인) | www.kcfm.org | ||||||||||||||||||||||||||||||||||||||||||||||
MFM | 한국금융연수원-일리노이대 | 10개월(해외 5개월) | www.cba.uiuc.ed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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