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은 박길연 유엔주재 대사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앞으로 된 이 편지에서 어머니가 총살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생사만이라도 확인해 줄 것을 호소했다.
북한 대표부 직원은 후원자들과 함께 대표부 사무실을 찾아온 장군이 편지를 전달하겠다면서 박 대사와의 면담을 요구하자 “담당 직원에게 전달하겠다”면서 밖으로 나가 줄 것을 요구했다. 이후 북한 대표부 문은 굳게 닫힌 채 열리지 않았다. 장군이 인터폰으로 거듭 간청했으나 안쪽에선 “우리는 그런 사람 모른다”는 말 이외에 다른 반응이 없었다.
장군이 “그렇다면 문틈으로 편지를 넣겠다”면서 편지를 밀어넣자 누군가가 곧 편지를 밖으로 밀어냈다. 장군은 편지를 다시 밀어 넣고 돌아섰다.
장군의 어머니는 99년 8월 탈북해 중국 은신처에서 가족들과 함께 지내다 2001년 3월 중국 공안에 체포돼 북한으로 송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군은 같은 해 6월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중국 베이징 사무소에 진입해 망명을 요청한 끝에 한국행에 성공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