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를 사서 모으는 마니아들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DVD제작사들이 ‘깜짝’ 케이스로 유혹의 손짓을 하고 있다.
DVD에 수록된 내용도 중요하지만 포장도 그 만큼 중요하다는 것. 포장이 이채로울수록 소장 가치가 더 높아져 결국은 상품 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브에나비스타에서 최근 출시한 ‘진주만 디렉터스 컷’. 제품마다 일일이 일련번호를 붙인 이 제품은 감독판 영화와 12시간이 넘는 서플(부록 영상)로 마니아들 사이에 인기를 얻고 있다.
케이스를 보면 옆으로 넓게 펼치게 만들어 마치 오래된 장서를 소장하는 느낌을 주는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케이스 중간에는 군대에서 볼 수 있는 색상의 멜빵을 넣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케이스에 들어 있는 4장의 DVD 디스크와 영화 사진 등은 보는 것만으로 즐겁다.
엔터원이 지난달 16일 출시한 한국영화 ‘친구’ DVD는 2만장 한정으로 스틸 케이스를 선보였다. 영화의 컨셉트를 단박에 보여주는 도시락 모양의 철제 케이스를 열면 주연을 맡은 유오성과 장동건의 모습을 담은 영화 장면이 인쇄되어 있다. 이런 스틸 케이스는 ‘틴케이스’라고 부른다. 틴케이스로 출시된 DVD로는 ‘김광석 라이브’ ‘혹성탈출(2001)’ ‘유주얼 서스펙트’ ‘존 레논 추모실황 공연’ 등이 있다.
드림믹스에서 출시한 ‘양철북’ ‘레미제라블 특별판(SE)’은 CD케이스처럼 앙증맞은 미니 틴케이스에 담겨져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회사는 곧이어 ‘화양연화 SE’ ‘모넬라’를 미니 틴케이스로 제작해 출시할 예정이다.
비트윈에서 나온 ‘터미네이터 2 최종판(UE)’은 영화에 등장하는 킬러 로봇 T1000의 철제 느낌을 주는 ‘ㄷ’자 강철케이스로 영화의 섬뜩함을 전한다.
워너브러더스의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A.I’ ‘닥터 지바고’ ‘소프라노스’ ‘프렌즈 시즌 1 SE’ 등은 투명 플라스틱으로 케이스를 디자인한 이른바 ‘디지팩’으로 만들어진 타이틀. 투명한 케이스 뒤에 영화 장면이나 주인공의 사진을 넣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했다. 20세기 폭스의 ‘물랑루즈 SE’도 디지팩으로 한정 제작돼 시중에서 케이스 구하기 쟁탈전까지 벌어졌을 정도.
씨넥서스의 ‘아멜리에’ DVD는 종합선물세트같은 대형박스 포장으로, 매니아엔터테인먼트의 ‘레인 박스세트’는 케이스를 위에서 여는 이색 아이디어로 승부를 걸었다. 팝엔터테인먼트아시아의 ‘나비 한정판(LE)’은 백과사전처럼 두꺼운 하드페이퍼 케이스로, 크림DVD의 ‘배틀로얄’은 입체모양의 3D 디자인 재킷 케이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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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이색 케이스와 고급스러운 디자인은 이미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부터 불붙기 시작한 것. 미국에서 출시된 ‘원초적 본능’의 경우 케이스를 열면 얼음송곳 모양의 볼펜을 넣어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유럽에서 나온 ‘늑대의 후예들’은 3 디스크 세트로 화려한 영화 장면을 배경으로 한 디지팩으로 한국 마니아들까지 해외 주문을 하고 있을 정도다. 일본에서 최근 선보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한정판에는 나무 느낌의 DVD 플레이어와 도토리 모양의 리모콘으로 사전 예약에서 모두 매진됐을 정도다.
국내에서도 ‘DVD 소장파’들이 점차 늘면서 DVD 케이스도 콘텐츠와 함께 새로운 볼거리로 자리잡게 될 전망이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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