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이사람]삼성증권 ‘리서치 코디1호’ 김도현씨

  • 입력 2002년 9월 11일 18시 14분


“처음에는 ‘그동안 섭섭했다’는 분들이 많았고 섭섭함을 과격하게 표현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 저를 영업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봐줍니다.”

삼성증권 투자정보팀 김도현 파트장(35)은 이 회사의 초대 ‘리서치코디’다.

리서치코디는 본사 리서치센터 소속이면서 일선 영업지점을 돌며 투자정보를 전달하고 영업사원의 문의나 요구사항을 애널리스트와 스트래티지스트에게 전달한다.

코디제도는 미국 증권사에서는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삼성증권이 지난달 12일 처음으로 도입했다. 리서치센터가 지점 영업을 돕자는 취지다.

한국 증권업계의 영업사원과 애널리스트는 사이가 좋지 않다. 그래서 김 파트장 등 코디 5명은 영업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벽을 허무는 일부터 시작했다.

“애널리스트는 기관투자가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개인투자자와 영업사원을 홀대한다거나 리서치센터가 낸 긴급뉴스를 같은 회사의 영업사원은 시장이 끝난 뒤에야 알게 된다는 등 지적이 많았습니다.”

일단 벽을 허물자 영업사원들의 진지한 요구가 쏟아졌다.

“중요한 종목의 값이 떨어지면 보유해야 할지, 팔아야 할지, 왜 내리는지 등을 제발 좀 빨리 알려주세요. 판단은 내가 하겠습니다.”(서울 강북의 영업사원 김모 차장)

“애널리스트에게 물어보려면 모르는 처지에 서먹하기도 하고 담당자를 바꾸어 준다며 전화를 돌리는데 김 파트장이 한번에 연결 좀 해주세요.”(강남의 영업사원 박모 대리)

김 파트장은 두 가지 요구에 모두 충실할 생각이다.

물론 리서치센터의 전망이 늘 맞는 것은 아니다. ‘6개월 안에 얼마까지 오른다’거나 ‘미국 증시는 회복이 더딜 것으로 보인다’는 식의 정보는 약정을 위해 매일 매일 주식을 사고팔아야 하는 영업사원의 관심과 다소 거리가 있다.

김 파트장은 “리서치 정보가 당장 돈을 벌어주지는 못해도 위험한 종목을 솎아 리스크를 낮출 수 있고 영업사원이 전체적인 시황을 파악하고 있어야 단타매매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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