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중심가에서 벌어진 이날 시위에 참가한 25만여명의 시민들은 미디어 재벌인 베를루스코니 총리에 대해 정치권력을 사적인 이익을 위해 사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시위를 주도한 영화감독 난니 모레티는 군중연설을 통해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민주주의를 전혀 모르고 있다”며 “그는 민주주의를 시간 낭비로 생각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모레티 감독이 이끄는 시민운동 단체 소속원들은 전날 밤과 이날 새벽에 걸쳐 이탈리아 전역에서 특별열차를 타고 로마에 집결, 반정부 시위에 참석했다.
이날 시위는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집권 보수연합이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베를루스코니 총리에게 유리한 법을 제정하려는 기도에 항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시위 주최측이 밝혔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보수연합이 과반수를 점하고 있는 상원은 지난달 담당판사가 자신에게 편견을 갖고 있다는 ‘정당한 의심’이 있을 경우 피고는 재판 무효화 또는 재판 장소의 이전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게 되면 80년대 중반 국영 식품회사 인수를 둘러싼 소송과정에서 담당판사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밀라노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우선적인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로마A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