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사장은 최근 10년 동안 매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하락률)보다 37%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부침이 많았던 한국 증시에서 이례적이다. 여기에는 그의 가치투자 전략이 자리잡고 있다.
▽시장과 기업을 함께 본다〓97년 외환위기가 오기 직전 박 사장은 보유 주식을 대부분 처분했다. 기업들을 방문한 결과 심각한 과잉투자를 읽었기 때문이다. 노무라증권에서 일할 때 배운 국제감각도 시장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됐다. 덕분에 외환위기를 맞고도 손해를 보지 않았다.
그는 “가치투자는 기업과 장세를 함께 봐야 성공할 수 있다”며 “나의 투자철학은 돈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큰 수익보다 장세와 관계없이 꾸준한 수익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기업 역사를 보라〓박 사장은 설립된 지 5년 이하인 회사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보통 10년이 지난 종목에 투자한다. 기업의 역사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는 “기업의 주력제품이나 회계 최고경영자 배당정책 등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의 기업에 대한 집착은 대단하다. 직원들에게 “직접 분석하지 않은 기업은 거들떠 보지도 말라”고 말한다. 심지어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낸 보고서도 읽지 말라고 주문한다. 기업의 과거와 미래를 직접 분석하고 전망해야 투자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기업의 자산가치에 얽매이지 않는다. “흔히 가치주를 자산가치가 높은 종목으로만 생각한다”며 “중요한 것은 앞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여부”라고 말한다.
박 사장은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 종목은 자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한 기업일 수도 있다”며 “비효율적인 투자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 수익이 좋은 가치주로 △제품 값을 결정할 수 있는 힘 △브랜드의 힘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 △좋은 역사 등을 두루 갖춘 기업이라고 밝혔다.
▽미래의 큰 흐름을 살펴라〓박 사장은 펀드매니저로 막 나선 89년 한국이동통신(현 SKT)을 방문했다. 이동통신 업종에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시절 이 회사를 방문한 첫 펀드매니저였다. 그는 북유럽 이동통신시장을 돌아보고 전망을 낙관했다.
그는 “산업과 경제의 큰 흐름을 보라”고 말한다. 요즘 그가 주목하는 흐름은 비관과 낙관으로 엇갈린다.
박 사장은 “2001년 이후 많은 기업이 높은 환율, 금융구조조정, 가계소비 급증의 혜택으로 실적을 개선했다”며 “이런 호재는 사라지고 한국도 저성장 시대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결국 환율 덕을 본 수출 관련주, 카드업계, 은행, 매출이 급증한 일반 소비주 등은 전망이 좋지 않다는 것.
전망이 좋은 분야로는 △건강 레저 등 삶의 질과 관련된 종목 △내수 틈새종목 △경기 침체시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업 등을 꼽았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박경민 사장의 분야별 증시전망 | |||||||||||||||||||||||||||||||||||||||||||||||||
전망 | 분 야 | 종 목 | |||||||||||||||||||||||||||||||||||||||||||||||
흐림 | 2000년 이후 높은 환율 덕을 본 수출 관련 업종, 가계 대출 및 소비급증 업종, 금융구조조정 수혜 업종 | 자동차 신용카드 은행 | |||||||||||||||||||||||||||||||||||||||||||||||
맑음 | 삶의 질과 관련된 건강 레저 인테리어 등 업종 | 풀무원 웅진코웨이 등 건강 식음료업체, 퍼시스 한샘 대림요업 등인테리어 및 고급 변기 업체,한미약품 등 의약품 제조 업체 | |||||||||||||||||||||||||||||||||||||||||||||||
경기침체 때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업종 | 삼성전자 삼성SDI 등 경기침체기의 경쟁력을 갖춘 업체 | ||||||||||||||||||||||||||||||||||||||||||||||||
내수 틈새 업종 | 제일모직 FnC코오롱 FN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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