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에서 실탄이 장전된 권총을 찬 경찰관이 칼을 이용한 강력범죄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정황을 상상하기 어렵다. 사고가 난 파출소에서는 한 명이 소내 근무를 하고 2개조 4명이 순찰을 돌고 있었다고 하는데 긴급 상황 발생시 비상연락체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파출소가 피습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순찰조는 어디에 있었는지, 파출소에서 비상 신호가 전달됐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도 정확한 진상 규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강력 사건이 아니다. 치안의 촉수 부분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고장난 일선 치안을 정비하고 범죄자들에게 유린당한 경찰의 권위를 바로 세우는 차원에서 엄정한 조사와 수사가 있어야 한다.
아직 범행의 진상이 정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권총을 이용한 제2의 강력범죄가 일어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전국에는 야간에 한 명만 지키는 파출소가 많다고 하는데 파출소 총기를 노린 유사사건이 재발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경찰은 CCTV가 작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경비가 부족해 테이프 값을 아끼느라 집단 민원 등 상황 발생 시에만 켜놓는다’고 해명했다. 24시간 돌아가지 않는 CCTV를 달아 놓고 있으니 이번 같은 긴급 상황 발생시에는 파출소 CCTV가 무용지물이 된다.
파출소에 근무 중인 경찰관이 살해당하고서도 범인의 윤곽조차 알아내지 못하는 나라에 사는 국민은 불안하다. 경찰은 파출소 근무 체계 및 기강, 그리고 총기 관리 상태에 대해 꼼꼼히 점검을 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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