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농구대표팀은 23일 중국 난징에서 열린 제14회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 브라질과의 8강전에서 전반까지 35-46의 11점차 열세를 딛고 71-70의 짜릿한 1점차 승리를 거두고 준결승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승리는 2000시드니올림픽 3,4위전에서 브라질에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73-84로 패배, 아깝게 올림픽 메달을 내줬던 것을 깨끗하게 설욕한 셈.
한국 여자농구가 세계선수권에서 4강에 오른 건 83년 브라질에서 열린 제9회 대회 이후 19년 만의 일이다. 한국이 세계선수권에서 올린 최고의 성적은 67년 제5회 대회와 79년 제8회 대회의 은메달.
이날 승리는 작전의 승리였다. 20일 리투아니아전에서 42점으로 이번 대회 한경기 최다득점을 올린 정선민(신세계)에게 브라질이 집중 마크할 것을 예상한 한국대표팀은 정선민(5득점)을 21분40초만 기용하는 변칙을 썼다.
대신 득점의 책임을 맡은 선수는 박정은(삼성생명). 67년 세계선수권 준우승 주역인 박신자씨의 조카인 박정은은 3점슛 4개 등 팀 최다인 16점을 올려 승리의 견인차가 됐다.
또 백전노장 전주원(현대)도 포인트가드로 4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어시스트 7개에 15점을 넣었다.
브라질(1m83)보다 평균신장이 4㎝나 작은 한국(1m79)은 리바운드에서 25-43의 절대 열세였으나 3점슛 12개(브라질 1개)를 터뜨려 귀중한 승리를 일궈냈다. 박정은이 4개, 김영옥(현대)과 변연하(삼성생명)가 각각 3개씩 제몫을 다해줬다.
한국은 24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같은 장소에서 중국-러시아의 8강전 승자와 대망의 결승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