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부산]북한 선수단 국제선 첫 손님

  • 입력 2002년 9월 23일 17시 56분


○…부산 김해공항은 최초의 북한 국적기가 착륙한 데다 이날 처음으로 개방한 국제선 임시청사 또한 첫 손님으로 북한 선수단을 맞는 진기록을 작성.

임시청사는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된 가운데 국내외 보도진 300여명과 서포터즈 및 자원봉사자 100여명, 경찰 300여명, 대회 관계자 200여명 등 1000여명이 출국장에서 북한 선수단을 맞이했다.

특히 임시청사 내에는 북한 선수단을 위해 마련한 아리랑과 도라지 등 민요를 틀어 환영 분위기를 고조.

○…대부분 긴장된 표정으로 출국장을 나선 북한 선수단은 공항 로비에 몰려 있는 인파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으며 한반도기를 들고 환영하는 서포터즈들에게 어색한 듯 손을 흔들어 답례하기도했다.

키 2m35의 북한 농구스타 이명훈은 출국장에서 취재진이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퍼붓는가운데 덤덤한 표정으로 로비를 걸어나와 임시청사 앞에 주차된 13호 버스의 맨 앞좌석에 탑승. 조직위는 그를 위해 25인승인 버스의 맨 앞 좌석 1개를 떼어내 2개 좌석을 하나로 만들어 다리를 뻗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한국통신 등 후원업체의 지원을 받는 공식 서포터즈 60여명은 일제히 파란색 조끼를 입고 나와 출국장 앞에서 북한 선수단을 향해 한반도기를 흔들며 “환영합니다”를 연호.

그러나 비공식 서포터즈인 범민련 남측본부, 부경연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부산농민회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 100여명은 경찰의 통제로 공항진입이 불가능하자 임시청사에서 500m 가량 떨어진 공항파출소 앞에서 ‘북한 선수단을 환영합니다’는 플래카드 10여개를 들고 기다리다 선수단을 태운 차량행렬이 지나가자 “통∼일한국” 등의 구호를 외치며 환영.

○…조상남 북한올림픽위원회 서기장과 방문일 북한선수단장 등 임원들은 공항 접견실에서 10여분간 백기문 부산아시아경기 조직위원회 사무총장과 오거돈 부산시 행정부시장과 환담.

오 부시장이 방 단장에게 “선수단의 부산도착을 환영하며,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과가 있기를 빌겠다”고 말하자 방 단장은 “열렬히 환영해줘서 감사하다. 열심히 연습을 하고 왔는데 어떤 성과가 있을 지는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는 23일 북한 인공기 게양과 사용에 관한 운영지침을 확정했다.

조직위는 인공기를 게양할 수 있는 곳은 22개 경기장과 조직위 본부, 메인미디어센터, 본부 호텔, 선수촌 등 4개 비경기장 시설이며 시상식과 본부호텔 대표자 회의시 인공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또 북한 선수가 입상했을 때는 인공기를 게양하고 북한 국가도 연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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