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승엽-심정수 연이틀 ‘장군멍군’

  • 입력 2002년 9월 26일 00시 21분


“네가 가면, 나도 간다.”

홈런왕을 다투는 이승엽(26·삼성)과 심정수(27·현대)가 이틀 연속 ‘장군 멍군’을 불렀다.

25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 롯데의 경기. 이승엽은 팀이 2-2 동점을 이룬 7회말 1사 1루에서 롯데 김영수로부터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110m짜리 홈런을 날려 결승점을 뽑았다. 시즌 44호 아치를 그리며 홈런 레이스에서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게다가 이승엽은 2타점을 보태 시즌 118경기에서 118타점으로 이 부문에서도 1위를 질주했다. 이런 추세라면 1999년 자신이 세웠던 시즌 최다 타점 기록인 123타점을 여유 있게 깨뜨리며 133개까지 가능한 상황이다.

이 경기에서 선두 삼성은 시즌 최다인 9연승을 달리며 한국시리즈 직행을 향한 의지를 보였다. 삼성 임창용은 7과 3분의 2이닝 동안 삼진 7개에 4안타 2실점(1자책)으로 호투, 4연승과 함께 자신의 시즌 최다인 15승(6패) 고지에 올랐다.

전날 삼성전에서 이승엽과 홈런을 주고받은 심정수는 수원 LG전 2회 1점 홈런으로 시즌 41홈런을 기록했다. 3경기 연속 홈런에 힘입어 이날 침묵한 페르난데스(SK)와 홈런 공동 2위로 어깨를 나란히 했고 이승엽과는 전날과 똑같은 3개차. 홈런 4개로 화끈한 장거리포를 과시한 현대의 9-1 승리.

이승엽은 최근 자신이 홈런왕 타이틀을 놓친다면 페르난데스보다는 심정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잔여 경기 수에서 페르난데스(6경기)보다 심정수(11경기)가 두 배 가까이 많기 때문. 심정수에게 후한 점수를 줬지만 이승엽은 이들보다 더 많은 15경기가 남아 있어 홈런왕 경쟁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다.

포스트시즌이 가물가물해진 5위 두산은 광주 원정경기에서 2위 기아에 2-6으로 패했다. 4위 LG 역시 패해 두 팀의 승차를 2.5경기차로 그대로 유지한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마무리에서 선발로 변신한 기아 리오스는 8이닝 동안 1실점으로 잘 던져 11연승의 불같은 기세를 이어가며 13승3패13세이브를 기록. 기아는 1회 2사 후 홍세완의 2점 홈런에 이어 볼넷 1개와 3안타를 묶어 2점을 더 뽑아내며 4-0까지 달아나 기선을 제압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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