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하는 한국 선수단중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여자 볼링대표인 차미정(33·대전시청)이다. 그는 98년 방콕아시아경기 여자볼링 개인전에서 3위를 했지만 한 국가가 메달 3개를 독식할 수 없다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즉석 결정에 따라 첫 케이스로 동메달을 박탈당한 비운의 선수다.
당시 그는 OCA가 결정을 내리지 못한 가운데 대회 마지막 날까지 설왕설래를 계속하는 바람에 급속도로 슬럼프에 빠지기 시작해 이후 한국 선수단이 가장 확실한 금맥으로 여겼던 3인조, 5인조전에서 은메달에 머물게 하는 ‘민폐’를 끼치기도 했다.
이후 4년의 세월이 흘렀고 차미정은 한국팀의 에이스로 돌아왔다.
26일 부산 사직동 홈플러스 아시아드볼링장에서 만난 차미정은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아요. 3위 상장은 주면서 메달은 4위가 가져간다니 말이나 돼요”라며 잠시나마 격앙된 감정을 노출했다.
하지만 그는“이제 나이도 있고, 이번 대회가 제 선수생활의 마지막입니다. 빼앗긴 메달을 되찾겠다는 치기어린 마음을 앞세우기 보다는 모쪼록 마지막 대회를 멋지게 장식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어느새 냉정을 되찾았다.
대학졸업 뒤인 24세 이후에 취미로 시작한 볼링이 대표선수까지 됐다는 그는 2000세계선수권대회에서 5인조 금메달을 일굴 때 퍼펙트게임까지 했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한편 이희경감독이 이끄는 아시아경기대회의 전통적 효자종목인 볼링은 이번 부산대회에서 금메달 5,6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부산〓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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