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를 읽고]백운/비영어식 의학용어 표기 헷갈려

  • 입력 2002년 9월 26일 18시 57분


24일자 A29면 ‘비아그라 독무대에 바이엘-엘라이릴리사 도전장’을 읽고 쓴다. 외국 의학용어를 한글표기대로 발음하면 실제로 영어권에서는 전혀 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다. ‘비아그라’는 스페인어 또는 프랑스어식 발음으로 영미식 발음은 ‘바이애그러’다. 유동성을 잃은 용체(容體)를 의미하는 ‘gel’은 ‘겔’이 아니라 ‘젤’이며, ‘비타민’은 ‘바이타민’으로 표기해야 영어식 표기로 옳다. 이 같은 한글표기는 일제시대 때 영어표기를 받아들이면서 일본식 영어에 영향을 받은 바 크다. 일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미 연합국에 대항해 독일-이탈리아 등과 함께 3국 동맹을 맺었다. 이 때문에 일제시대 당시 의대에서는 영어를 배척하고 독일어로 의술을 가르쳤다. 해방 후 우리나라 의대도 1950년대까지는 독일어로 의술을 가르쳤다. 일본에서도 일본인들이 숭상하던 독일어식 발음으로 인한 폐단이 현재까지 적지 않게 남아 있다. ‘비루스’(virus)나 ‘게놈’(genome) 등이 대표적이다. 거금을 들여 미국식 영어발음을 배우려는 학생들에게 본의 아니게 다시 비영어식 발음을 쓰게 하는 용어표기는 재고해야 할 것이다.

백운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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