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나무의 스테인리스 조형물을 통해 삶의 경쾌한 이미지를 담아낸 중견 조각가 도흥록의 개인전. 10월12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카이스갤러리에서 열리는 이 전시엔 작가의 최근작 20여점이 선보인다.
도흥록의 작품들은 마치 경쾌하게 뿜어내는 분수같기도 하고 화사하게 만발한 꽃밭 같기도 하다. 이번 전시의 개념은 ‘가벼움’이다. 작품 ‘Light, Lighten, Lightness 2002’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한 꽃과 나무 조형물이다. 반짝이는 수백 개의 스테인리스 스틸 꽃이 환상적인 분위기로 이끈다. 차가운 금속 소재의 한계를 넘어서는 가벼움의 미학이다. 이들 꽃은 모터에 의해 미세하게 움직임으로써 스테인리스에 생명감을 불어넣는다.
스테인리스 스틸의 무수한 선과 선이 교체하면서 기하학적이고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분출한다. 분수처럼 밖으로 팽창하는 모습이 번잡한 인간사를 하나둘 걸러내는 듯하다. 02-511-0668
10월6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일민미술관에서 열리는 김무기 개인전은 스테인리스 스틸과 알루미늄으로 만든 나무 조형물을 통해 인간의 실존을 들여다본다. 전시 제목은 ‘세상의 나무’.
김무기는 스테인리스 스틸과 알루미늄으로 나무를 만들고 인간의 몸을 영상에 담은 비디오 모니터를 매달아 놓았다. 나무에 인간의 흔적 혹은 인간의 냄새를 부여한 것이다.
특히 알루미늄으로 누워있는 나무를 형상화한 ‘그들의 중얼거림’이 눈길을 끈다. 나무를 눕혀놓은 것은 인생의 방황을 의미하고 몸을 담아 매달아놓은 영상물 모니터는 삶에 대한 내밀한 고뇌를 뜻한다. 도흥록의 작품과 달리 김무기 작품의 금속성은 ‘생의 차가움’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인간 실존의 고민을 다루면서도 전체적으로 기하학적인 조형미를 담고 있는 점도 이 작품의 또다른 매력이다. 02-2020-2055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