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는 걷기보다 뛴다. 다른 사람의 진행에 방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다. 그는 “구력이 3년이 넘다보니 이제 많이 뛰지 않아도 됩니다”라며 웃었다.
다른 사람이 2온을 시키고 그가 4온을 시켜도 그린에 도착하는 시간은 꼭 같다. 빠른 진행을 위해 연습 스윙도 안한다.
이씨가 골프를 시작한 것은 45세이던 99년. 그 때까지 주변에서 골프를 권할 때마다 “내가 하는 일에 방해가 될 것 같다”며 사양했다.
그는 “45세가 골프를 시작하기 좋은 때”라고 말했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고 주변에서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볼 사람도 없어 적당한 나이인 것 같아요.”
후배 개그맨들이 이씨의 골프 실력에 대해 프로급으로 인정하는 부분이 있다. 한 연예계 후배는 “이홍렬씨의 입방아(플레이 중 농담)는 싱글”이라고 말했다.
이씨가 자주 쓰는 입방아는 격려다. 동료가 퍼팅할 때 “꼭 넣어야해, 넣어야 버디야, 꼭넣을 수 있지”라고 애절하게 격려한다. 그는 “동반자의 스코어를 10타 정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고 입심을 설명했다.
그의 입심을 동반자들은 즐긴다. 개그보다 더 재미있다는 사람들도 많다. 타수를 줄이는 데 집착하지 않는 것도 동반자에게 여유를 준다.
이씨도 목표가 있다. 100타를 깨는 것이다. 동반자의 타수를 조절할 수는 있지만 자신의 스코어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 모양이다. 즐기는 마음과 여유는 이미 싱글인데.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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