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업씨 제출 녹음테이프 원본 아닌 복사본 복사"

  • 입력 2002년 9월 30일 18시 13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 장남 정연(正淵)씨의 병역면제 의혹을 제기한 김대업(金大業)씨가 원본(최초 복사본)이라며 검찰에 제출했던 녹음테이프가 최초의 복사본을 다시 복사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김씨는 8월30일 테이프를 제출하면서 “99년 3, 4월경 전 국군수도병원 부사관 김도술씨의 진술을 보이스펜으로 녹음한 뒤 녹음 당일이나 다음날 보이스펜에 녹음된 것을 이 테이프에 옮겼다”고 밝힌 바 있어 김씨 주장의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는 지난주 김씨에게서 “제출한 테이프는 최초의 복사본이 아니라 최초의 복사본을 다시 복사한 것”이라는 진술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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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재(李明載) 검찰총장은 30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대검 과학수사과가 김대업씨가 제출한 테이프의 잡음과 끊김 현상 등을 판단한 결과 의도적으로 편집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달 17일 테이프 생산업체인 소니코리아 직원 정모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테이프가 2001년에 제작 판매된 것임을 확인했다. 김씨는 “보이스펜의 녹음 내용을 직접 옮긴 최초의 복사본 테이프는 2개였고 이 중 1개를 8월12일 검찰에 제출했으며 호주의 동생에게 맡겼던 나머지 1개를 다른 테이프 6, 7개에 복사해 이 중 1개를 8월30일 검찰에 제출했다”며 “최초의 복사본 테이프는 다시 호주의 동생이 가져갔다”고 말했다. 대검 과학수사과는 김씨가 8월12일 제출한 테이프의 녹음 상태가 나빠 김도술씨의 목소리가 맞는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성문(聲紋) 분석결과를 내놨고 김대업씨는 8월30일 다시 테이프를 제출했다. 검찰에 따르면 두 번째 제출된 테이프에 대한 성문 분석 결과는 10월 초에 나올 예정이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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