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부산 강서구 강동동 서낙동강 조정경기장. 이제 갓 엄마품을 벗어났을 법한 어린이들이 “미얀마 파이팅”을 외치고 있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사물놀이를 하며 조정경기장 분위기를 한껏 돋우기도 했다. 부산 영도구 ‘영선어린이집’ 어린이 70명이 ‘미얀마’ 서포터스로 나서 힘찬 응원전을 벌이고 있는 현장이었다.
참새 같은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치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미얀마 국기를 흔들며 사물놀이를 멋들어지게 놀자 경기를 지켜보던 외국인들은 경기는 뒤전이고 “오 귀여운 아이들”을 외치며 달려들어 사진 셔터를 눌러댔다. 미얀마의 선수들도 우쭐하며 아이들과 춤을 추기도 했다.
영선어린이집은 부산보호관찰소 서부지서의 후원을 받고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 서부지서와 협력해 사회봉사 명령을 받은 봉사자들과 어린이들이 함께 동남아시아의 변방 미얀마를 응원하게 됐고 이날 조정경기장을 찾은 것이다. 영선어린이집 미얀마 서포터스는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최연소 서포터스 그룹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장구를 친 김승언양(5)는 “처음엔 미얀마가 어디있는지도 몰랐는데 이젠 알아요. 미얀마 언니도 봤는데 우리보다 얼굴이 검게 생겼던데요”라며 활짝 웃었다. 또 북을 걸친 김준석군(5)은 “이렇게 응원하니 참 재미있어요. 미얀마가 아시아 나라인지도 알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부산〓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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