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장관과의 인연은 98년 봄부터. 양 장관이 김씨가 운영하는 국내 최대의 양란(洋蘭) 재배업체 ‘금란원’의 안성농장을 예고 없이 불쑥 찾아온 것이 계기가 됐다.
김 사장은 같은 해 겨울 양 장관의 초청으로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했다. 김 사장은 “베이징 공항에 내렸을 때 붉은 양탄자가 깔려 있어 누군가 귀빈이 내린 줄 알았는데 양 장관이 나중에 ‘김 사장, 당신을 위해 깔아놓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양 장관은 또 김 사장에게 고급승용차도 내줬다.
김 사장은 이때 양 장관과 수출계약을 맺었고, 99년부터 양란 모종과 유리온실 자재 등을 포함해 해마다 200만달러 이상을 양 장관에게 팔았다.
고려대 원예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김 사장은 지난해 4월 금화산업을 세웠다. 금란원의 양란 수출이 늘면서 양란 모종과 온실자재 수출을 전담하는 회사도 따로 설립했다.
김 사장은 “양 장관은 시대변화를 읽고 비즈니스가 될 만한 것을 미리 짚어내는 데 탁월한 감각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김 사장은 “양 장관이 94년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때 김 주석의 묘소 앞에 1만2000평의 초대형 유리온실을 지어 김정일 위원장에게 기증해서 깊은 인상을 심어준 것도 김 위원장이 언젠가는 개방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미리 내다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화산업과 금란원은 경기 안성과 성남시 시흥동에 모두 2만여평의 온실농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액은 45억원이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