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렉’에 이어 국내에 두 번째로 소개되는 윌리엄 스타이그의 괴물책. 1984년 출간 직후 “모리스 센닥의 ‘괴물이 사는 나라’ 이후로 이렇게 유쾌하고 놀라운 악몽은 없었다”는 평을 받기도 했던 책이다.
시커먼 연기와 뜨거운 용암을 내뿜는 화산이 있고, 울퉁불퉁 바위투성이에 가시투성이 식물이 자라고, 지진 천둥 번개가 몰아치는 ‘엉망진창 섬’. 아무도 살 수 없을 것 같은 이 섬에 괴상하고 끔찍한 괴물들이 모여 산다. 괴물들에게 이 섬은 펄펄 끓는 용암에서 목욕도 할 수 있고, 부글부글 끓는 바닷물에서 독을 풀어가며 수영할 수 있고, 모래와 자갈을 후식으로 맘껏 먹을 수 있는 지상낙원(?)이다.
그러던 어느날 ‘엉망진창 섬’에 난데없이 꽃 한 송이가 피어났다. 꽃잎이 하늘거리는 걸 보고 괴물들은 무서워하다가 꽃을 향해 불을 뿜으면서 무섭게 으르렁거렸다. 이윽고 화산 기슭에서도 꽃 한송이가 또 피어났다. 이 아름다운 꽃을 본 노란 괴물은 화가 나 그만 미쳐버리고 말았다.
꽃이 점점 더 많이 피어나면서 괴물들의 생활은 뒤죽박죽이 돼 버렸다. 이제 서로에게 할 수 있는 가장 나쁜 짓은 상대방을 꽃 쪽으로 밀어버리는 것이다. 그런 일을 당한 괴물은 미칠 듯이 화를 냈고 급기야 싸움으로 번졌다. 한 마리도 빼놓지 않고 서로 엉겨 붙어 싸웠다. 싸움은 모든 괴물이 죽을 때까지 계속되고, 어느날 모든 것이 끝나버렸다. 그리고는 밤새 비가 내렸다. 비가 그친 새벽, 괴물들이 죽은 자리에는 온갖 꽃들이 피어났고 그 위로 일곱색깔 무지개가 아름답게 떠올랐다.
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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