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오송 생명과학단지 조성에 앞서 열리는 이 엑스포는 바이오산업을 활성화하고 생명과학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기획됐다. 정부 예산과 기업들의 부스 설치비 등을 합하면 300억원의 직·간접 예산이 든다. 9만여평의 너른 대지에 세계적인 석학들의 강연과 일반인을 위한 다양한 행사도 준비됐다.
그러나 정작 바이오 관련 기업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한 대기업의 임원은 “학회를 열어도 노벨상 수상자는 얼마든지 온다. 문제는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얼마나 오느냐 여부다. 엑스포가 엑스포다우려면 투자상담과 정보교류가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스닥에 등록한 다른 바이오 벤처기업의 사장은 “관심없다”고 잘라 말했다. 조직위로부터 여러 번 참가요청을 받았지만 해외 기관투자가가 오지 않아 거절했다는 설명이다.
한 바이오 벤처기업의 임원은 “그들만의 잔치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들이란 행사 도우미와 이벤트 회사, 정부 관계자들이다.
국제엑스포란 말이 무색하게 국내 참가자들 일색인 것도 문제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노바티스 등 세계적인 회사들이 참가했다지만 이들이 세운 국내 현지법인의 홍보관 수준이었다. 기업들은 “기관 및 기업 안내는 인터넷을 검색해도 된다”면서 투자상담이 이뤄지려면 치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민간요법 그대로의 건강식품을 파는 업체들도 많아서 오히려 바이오산업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까 걱정됐다.
이런 일이 일어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준비부족이다.
엑스포를 한다면서 본격적인 준비는 1년밖에 안 했고, 그렇다 보니 첨단기술전시나 해외 기관투자가를 제대로 유치하지 못한 것. 결국 상담은 이뤄지지 않고 볼거리만 제공된 ‘반쪽짜리 엑스포’가 된 것이다.
이번 행사는 바이오산업과 관련한 우리 사회나 당국의 인식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신연수 경제부기자 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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