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좋지!”
곧바로 이어지는 주인공의 운전 장면.
지난달 26일 MBC ‘리멤버’에서 최동민 검사(박정철)는 삼겹살에 소주를 마신 뒤 운전대를 잡는다. 그는 조수석의 앉은 손태영과 농담을 즐기며 운전한다.
이는 음주운전의 한 장면이다. 이처럼 드라마에서 음주 운전이 예사롭게 여겨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이 드라마에서는 파혼 때문에 낙담한 은예영(우희진)이 양주 1병을 마신 뒤 도로를 질주하다 가로수를 들이받는다. 혈중 알코올 농도 0.1%로 운전면허 취소감이지만 사고 처리 과정은 자세히 나오지 않는다.
이 드라마는 이전에 술집에서 은아리영(장서희)과 맥주를 마신 이주왕(김성택)이 술을 마시고 운전하는 모습을 내보내기도 했다.
드라마속 음주 운전에 대한 시청자들은 “살인 행위나 마찬가지인 음주 운전을 극적 재미를 위해 넣는 것은 무분별한 행위”이라고 말하고 있다. 김성희씨는 드라마 홈페이지 게시판에 “5살 아들이 ‘검사는 음주 운전을 해도 되냐’고 물어 난감했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태현 미디어워치 부장은 “음주 운전을 소재로 삼는 것은 ‘소재 선정주의’와 같은 맥락”이라며 “현실과 허구를 혼돈하는 미성년 시청자들에게 음주 운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으므로 사소한 장면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에에대해 ‘인어아가씨’의 이주환 PD는 “음주 운전은 해선 안되지만 일상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드라마의 극적 허구성을 감안해 이를 어떻게 묘사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