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두쪽나도 이겨야" 한씨발언 논란

  • 입력 2002년 10월 3일 16시 19분


"하늘이 두쪽 나도 대선에서 이겨야 한다"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부인 한인옥(韓仁玉)씨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한씨는 2일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지구당위원장 광역·기초단체장 부인들이 참석한 연찬회에서 "김대업(金大業)씨의 병풍 조작으로 가슴 찢어지는 고통을 겪었다"면서 대선 승리에 대해 이같은 강한 집착을 나타냈다.

민주당은 3일 한씨의 이같은 발언은 "지방자치단체를 선거에 동원하려는 기도"라며 한나라당과 한씨를 비난하고 나섰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지방자치단체를 총동원한 관권선거를 획책하고 있다"며 선관위의 조사를 촉구했다. 이 대변인은 또 "한씨의 너무나 집요하고 위험한 권력욕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한씨에게 남편의 집권은 '하늘이 두쪽 나도' 이뤄야할 일이냐, 또 야당으로서 겪은 일을 분풀이하기 위해 집권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김현미(金賢美) 부대변인은 "하늘이 두쪽 나도 한씨가 해야할 일은 (정권을 잡는 일이 아니라) 아들 병역비리 의혹을 밝히기 위한 검찰 출두"라고 꼬집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공세는 '진의를 왜곡한 확대해석'이라며 개의치 않겠다는 분위기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이 정권이 파렴치 가정 파괴범 김대업을 동원해 (병풍 조작으로)가정을 파괴하려한데 대해 느낀 슬픔과 서러움을 표현한 것일 뿐이다. 행사 자체도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도 한씨 발언의 파문이 확대되지 않을까 내심 곤혹스러워하는 눈치다. 한 당직자는 "어차피 공개될 발언임을 고려했다면 좀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당내에서도 나온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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