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아로스타미 감독은 지난달 29일 뉴욕 영화제에서 공개된 새 영화 ‘텐’의 시사에 맞추어 뉴욕을 방문한뒤 하버드대,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강연할 예정이었다.
이에 대해 프랑스의 전 교육문화부 장관 자크 랑은 “미국의 다른 문화에 대한 멸시와 지적 격리주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탄식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미국에 7번 방문했고, 97년 ‘체리향기’로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탄 세계적 감독.
그러나 파리의 미국 대사관은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신상 조사를 위해 최소 90일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비자 발급을 거절했다. 비자 발급 거절 이후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영화제 측에 보낸 서한에 “생애 마지막으로 미국의 자녀들을 방문하길 바라는 이란의 노모들도 비자를 받지 못하는데, 내가 특별히 비자를 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한편 이 사실이 알려지자 또 핀란드의 영화감독 아키 카우리스마키도 1일 뉴욕 영화제 조직위에 서한을 보내 항의의 뜻으로 영화제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카우리스마키 감독은 “깊은 슬픔으로 불참을 선언한다. 국제적 문화교류조차 금지된다면 남은 것은 무엇인가?”이라고 비꼬았다.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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