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찬선의 증시산책]한국증시 급반등 기대…美펀드사 방한

  • 입력 2002년 10월 6일 18시 04분


“한국의 주식과 채권을 살 수 있는 만큼 모두 사라.”

한국이 외환위기의 수렁으로 빠져들었던 1997년 12월25일 새벽.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에 크리스마스 선물로 긴급 자금을 지원한다고 결정하자 미국의 뉴저지주(州)에 있는 애팔루사 자산운용 사무실은 긴박해졌다.

“한국의 종합주가지수가 400선 아래로 곤두박질치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700원으로 뛰고 3년 만기 회사채수익률이 30%를 웃돌아 공황심리(Panic)가 시장을 휩쓸고 있었지만 IMF 지원 결정으로 상황은 급반전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었다.”(애팔루사 자산운용 전우진 이사)

위기를 최고의 돈벌이 기회로 삼았던 애팔루사는 당시 1조원 이상을 쏟아부어 한국경제가 정상을 되찾았을 때 엄청난 이익을 챙긴 뒤 한국을 떠났다. 그런 애팔루사가 최근 한국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애팔루사뿐만 아니라 조호(JOHO)캐피털, 디스커버리캐피털 같은 헤지펀드와 코리아펀드나 뱅크원자산운용 같은 뮤추얼펀드 펀드매니저들이 잇따라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종합주가가 640선으로 추락하자 싼값에 한국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가 돌아왔다고 보는 것이다.

미국의 월가(街)에는 ‘버핏톨로지(Buffettology)’라는 말이 유행이다. 단돈 10만5000달러를 30여년 만에 300억달러 이상으로 늘려 월가의 영웅으로 평가받는 워런 버핏(Buffet)의 이름에 논리를 뜻하는 ‘tology’를 합해서 만든 말이다. 굳이 번역하지만 ‘버핏식 투자방법’이 될 것이다.

버핏톨로지의 핵심은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갖고 있는 기업’의 주가가 ‘잇단 악재와 단기에 승부하려는 투자자의 성급함’ 때문에 ‘본질가치에 비해 많이 떨어졌을 때’ ‘대부분의 투자자와 거꾸로(contrarian)’ 주식을 샀다가, 호황기에 투자자들이 앞다퉈 주식을 사려고 하면 비싸게 판다는 것이다.

주의할 것은 무턱대고 남과 거꾸로 가면 안 된다는 것. 브랜드 가치가 있고 독점력이 있어 상황이 바뀌면 가치회복 속도가 빠른 기업을 골라내는 선구안(選球眼)을 길러 남들이 증시를 떠날 때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봐야 큰돈 벌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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