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가 잘 갖춰져 경영투명성이 높고 기업이익이 주주이익으로 연결되는 기업에만 투자하는 ‘기업지배구조펀드’가 설립된다.
이런 펀드가 만들어지는 것은 처음이다.
도이치자산운용(미국계) 존 리(한국명 이정복) 전무는 6일 “국제금융공사(IFC)의 후원을 받아 올해 안에 7000만∼2억달러 규모의 기업지배구조펀드를 설립해 투자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대상 기업은 기업지배구조가 좋은 10∼15개 상장·등록기업.
펀드만기(5년) 이내에서 투자해 기업의 투명경영을 감시함으로써 투자 기업의 주가가 오르면 기업과 투자자가 모두 이익을 얻는 윈-윈 게임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 리 전무의 설명이다.
펀드는 외국 연기금과 한국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사모형태로 설립될 예정이며 최저가입금액은 500만달러다.
리 전무는 “외환위기 이전에는 코리아펀드에서 투자한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의 주주총회에 참석해 계열사 지원이나 경영권 승계 문제 등을 문제삼으면 ‘매국노’라는 비판까지 받았다”면서 “지금은 상당수의 기업지배구조가 미국 이상으로 갖춰져 있지만 아직 개선돼야 할 점도 있어 기업지배구조펀드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에 투자할 때 가장 중시하는 요소가 기업지배구조”라며 “대주주와 경영진이 소액주주들에게 기업이익을 속이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밝히면 외국인의 한국 투자는 한층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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