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스레 옷을 차려입고 만경봉호에서 국과 나물, 김치가 차려진 한식으로 아침식사를 한 뒤 딱딱이와 부채 등 응원도구를 챙겨 경기장으로 향하는 시간은 오전 9시경. 이때부터 채양은 12시간 넘도록 ‘응원사업’에 몰두한다.
‘조국통일’과 ‘우리는 하나’를 목청껏 외치고 인공기와 부채를 흔들기도 한다. 때로는 남한 관중들의 ‘파도타기’ 응원을 따라하며 흥을 낸다. 자신의 얼굴에 꽂히는 남한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가끔 손을 흔들며 여유를 부려보기도 한다.
이렇게 찾는 경기장만 4∼5군데. 하루종일 응원하다보면 목도 아프고 온 몸이 쑤시기 일쑤다. 점심은 안전문제 때문에 버스에서 도시락으로 해결. 이런 강행군을 한 지가 벌써 8일째나 된다.
평양음악무용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있는 채양은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외동딸. 힘든 일정 속에서도 채양은 “여기서 열심히 응원하면 어머니, 아버지도 좋아하실겁니다”라며 미소를 잃지 않는다.
채양이 만경봉호로 ‘귀가’하는 시간은 밤 10시쯤. 공동욕실에서 몸을 씻고 늦은 저녁식사를 마친 그는 단원들이 모두 모인 가운데 하루를 정리하는 ‘총화사업’으로 일정을 마무리짓는다. 고단한 몸을 누이는 시간은 자정 무렵. 이윽고 만경봉호의 불이 꺼지면 채양은 꿈나라로 가 보고 싶은 어머니와 아버지를 만난다.
부산〓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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