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 특사가 방북 직전 서울에서 “이번 회담은 실무방문(working visit)이기 때문에 돌파구(breakthrough)는 없을 것”이라고 미리 선을 그어놓긴 했지만 우리 정부는 북-미가 직접 마주 앉으면 뭔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던 게 사실이다.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경제개혁과 북-일 정상회담, 그리고 신의주 특구 등 극적인 변화 의지를 연이어 보여주고 있는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일 정상회담 때처럼 ‘빅딜’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북한이 뭔가 승부수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켈리 특사의 성명에는 우리 정부가 당초 희망했던 ‘김 위원장의 선물’이 들어있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들은 특히 북-미 양측이 후속회담의 일정조차 잡지 못한 데 대해 적지 않게 실망하는 모습이다.
일단 한미일 3국의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을 통해 다음 회담을 준비해나간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햇볕정책의 성공적 마무리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