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복합 '화려한 부활'…'용산LG' 청약경쟁률 39.5대1

  • 입력 2002년 10월 7일 16시 51분


주상복합아파트가 잘 팔린다. 일반 아파트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주상복합은 외환위기 직후 반짝 관심을 끌다 작년 이후 소비자들에게서 멀어진 상품. 용적률 제한과 공급 과잉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각종 호재로 ‘화려한 부활’을 시도하고 있다.

▽화려한 부활〓LG건설이 지난달 5일 분양한 서울 용산구 한강로1가 ‘용산LG에클라트’는 310가구에 1만2236명이 몰렸다. 청약 경쟁률은 39.5 대 1. 특히 64가구인 38평형에는 6836명이 신청해 106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한욱 분양소장은 “한 사람이 1가구만 청약할 수 있게 하고 신청금을 1000만원으로 높였는데도 1만2000여명이 지원할 만큼 관심이 대단했다”고 전했다.

대우건설이 비슷한 시기에 신청을 받은 ‘대우 학동역 마일스디오빌’ 청약경쟁률도 23 대 1에 이른다.

공사중인 주상복합의 프리미엄도 많이 올랐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한화갤러리아팰리스는 30평형대에 1억원 가까이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완공을 눈앞에 둔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최근 한달 새 분양권 호가가 5000만원 이상 상승했다.

▽집값 대책 수혜주〓인기의 비결은 일반 아파트와 비교해 규제가 ‘덜하다’는 것. ‘9·4 주택시장 안정대책’에서 나왔던 분양권 전매 제한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계약만 하면 분양권을 되팔 수 있다. 환금성이 높다. 반면 일반 아파트는 계약 후 1년이 지나야 되팔 수 있다. 건설회사들도 소비자 구미에 맞는 상품을 내놓고 있다. 예전처럼 초호화 마감재를 갖춘 대형 평형은 가급적 자제하는 분위기다. 대신 임대사업을 할 수 있는 역세권 중소형 평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3100여 가구 분양〓수도권에서 연말까지 새로 나오는 주상복합은 3168가구. 서울에서 9개 단지 2343가구, 경기도에서는 3개 단지 825가구가 분양된다. 대부분 지하철역과 인접해 있다.

우정건설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짓는 ‘우정에쉐르Ⅱ’ 70가구는 9일부터 청약을 받는다. 20평형 이하 소형이다. 19평형은 방 2개와 거실을 나란히 배치한 ‘3베이 구조’로 설계한다. 채광이 좋다. 지하철 2호선 선릉역이 걸어서 3분.

포스코건설도 이 달 중 서초구 서초동에 40∼60평형 364가구를 분양한다. 아크리스백화점 주차장 터에 들어선다. 교육여건이 좋고 교통이 편리하다.

신영이 종로구 수송동에 짓는 주상복합은 연간 수익률 8.5%를 3년간 보장한다는 게 특징. 계약자가 완공 뒤 신영에 임대 위탁을 하면 광화문 인근에 근무하는 외국인에게 세를 놓아 수익을 나눈다는 조건이다.

이 밖에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이 송파구 신천동에 각각 400가구와 200가구, SK건설이 서초구 방배동에 78가구,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서초구 서초동에 257가구를 내놓는다.

롯데건설이 공급하는 주상복합은 원래 사무용 건물로 짓던 것을 주거용으로 바꾼 것이다. 재미 교포들을 대상으로 일부 가구를 우선 분양한다.

인천에서는 11일부터 유진기업이 부평구 부평동 부흥로터리 주변에 27∼29평형 110가구를 선보인다. 전 가구를 남향으로 배치한다. 중도금 전액을 무이자 융자로 대체할 수 있다.

경기도에서는 삼라건설이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에 30∼52평형 74가구를 분양한다. 지하철 미금역 바로 옆에 짓는다.

수원에서는 신영이 연말경 10∼48평형 641가구를 내놓을 계획. 주상복합으로는 드물게 7개 동이나 들어설 정도로 단지 규모가 크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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