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연습장을 잘 찾지 않는 주말 골퍼에게나 나옴직한 스코어가 아니었다. 7일 부산 아시아드CC에서 끝난 골프 남자단체전에서 출전한 마카오 대표선수들이 이번 대회에서 거둔 성적이다. 순위는 당연히 출전 16개 팀 중 꼴찌.
그런 마카오팀의 감독은 다름 아닌 한국인 여성 홍임선씨(50). 1973년 한국을 떠나 홍콩에서 캐세이퍼시픽항공 승무원으로 일한 홍씨는 4년전 마카오로 건너갔다. 일본인 3세인 남편의 성을 딴 소냐 오수기라는 이름을 얻은 그녀는 마카오GC의 티칭프로로 일하다 모국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 대표팀을 이끌고 참가했다. 구력 12년에 핸디캡은 7. 마카오GC에서 6년 연속 클럽 챔피언을 지냈으며 1995년 중국 중산의 핫스프링CC에서 라운딩을 하다 홀인원을 2개나 하는 진기록을 세워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인구 60만명의 마카오의 골프인구는 100명 정도라는 것이 홍임선씨의 설명. 4명의 마카오 선수들은 각자 별도의 직업을 갖고 취미 삼아 운동을 하는 순수 아마추어. 그래도 다들 70타대 초반 정도는 쳤는데 국제대회 경험이 전혀 없는 데다 페어웨이가 좁고 해저드가 많은 코스가 너무 어려워 제 기량도 다 보여주지 못했다고. 실제로 1,3라운드에서 ‘월백(越百)’한 페르난데스는 1라운드 2번홀(파4)에서 7개의 타샷 O.B를 내며 무려 19타만에 홀아웃하기도 했다. 팀의 막내인 대학생 시니치(22)는 강한 비가 내린 마지막 라운드에서 112타를 쳤다.
7일 한국을 떠난 홍임선씨는 “큰 기대는 안 했어도 중위권 정도는 될 줄 알았는데 너무 아쉽다”며 “마카오 골프의 사상 첫 아시아경기대회 출전에 의의를 두겠다”고 말했다.
부산〓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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