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해외증시 급락에 "팔자, 팔자"

  • 입력 2002년 10월 7일 18시 05분


“걱정되네”   ‘또다시 연중 최저치.’ 종합주가지수와 거래대금이 7일 또다시 연중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미국 증시의 영향으로 끝 모르고 추락하는 주가지수를 증권거래소 직원들이 모니터를 통해 걱정스럽게 쳐다보고 있다.  강병기기자
“걱정되네” ‘또다시 연중 최저치.’ 종합주가지수와 거래대금이 7일 또다시 연중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미국 증시의 영향으로 끝 모르고 추락하는 주가지수를 증권거래소 직원들이 모니터를 통해 걱정스럽게 쳐다보고 있다. 강병기기자
종합주가지수 630선이 맥없이 무너지면서 증시에 썰렁한 찬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주가하락이 유럽과 일본을 거쳐 한국까지 강타한 것. 여기에 ‘브라질 악재’까지 겹쳐 주가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600선이 무너지고 580선까지 떨어지는 것에 대비해야”(LG투자증권 박윤수 상무), “9·11테러 직후의 박스권(500∼630포인트)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교보증권 김석중 상무)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끝없이 이어질 것 같은 소나기가 갑자기 그치는 것처럼 속절없이 떨어지는 주가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오름세로 돌아설 것”(정진호 액츠투자자문 사장)이라는 낙관론은 소수에 그치고 있다.

▽해외증시 급락과 프로그램 매도에 추풍낙엽〓7일 증시는 극심한 ‘사자’ 가뭄에 시달렸다. 프로그램 차익매물이 1424억원(매수는 24억원)어치가 쏟아지자 시가총액 상위 35개 종목이 모두 떨어져 지수하락폭을 크게 했다. 뉴욕의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물은 166억원에 그쳤고 개인이 1300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일본의 닛케이주가평균이 3.76% 폭락하고 홍콩(2.02%) 대만(3.53%) 증시도 동반하락한 탓으로 외국인이 코스피200선물을 2423계약, 953억원어치 순매도한 영향도 컸다. 브라질에서 좌파 정권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돼 경제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진 것도 악재였다.

지난 주말 미국의 다우지수가 2.45% 떨어진 7528.40에 마감됐고 나스닥지수도 2.20% 하락한 1139.90에 거래를 마쳐 ‘다우 7000선-나스닥 1000선’마저 위협당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호재 빈곤, 600선도 지켜질까〓종합지수 630선은 2000년 10월 이후 1년여에 걸쳐 형성했던 중장기 박스권(460∼630선)의 상단부. 또 작년 11월23일 이후 본격 상승했던 출발점이다. 그런 630선이 무너짐으로써 주가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호재도 찾아보기 어렵다. 정부의 부동산값 안정대책에도 불구하고 시중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지 않고 있다. 10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를 올릴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남아있고 고객예탁금은 8조1550억원으로 올들어 가장 적었다. 신용카드와 가계 대출의 부실화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4·4분기부터 기업 이익도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우량주에 대한 바닥이 확인되지 않아 다우지수가 더 떨어질 것”이라며 “종합주가지수는 58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