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간 이웃돕기에 헌신한 공로로 8일 ‘경남도 자원봉사 대상’ 수상자로 결정된 양태순(梁泰順·52)씨는 요즘도 거의 매일 자원봉사회 사무실에 출근한다.
양씨가 봉사활동에 관심을 가진 것은 결혼 3년째 되던 72년 초. 한 건물에 함께 세들어 살면서 중풍이 심하나 돌봐줄 가족이 없던 강할머니(당시 76세)를 수발하면서부터. 그는 3년 동안 강할머니의 대소변을 받아내는 등 극진히 간호했다.
결혼 직후부터 폐결핵을 앓아오던 양씨는 상태가 악화돼 80년 한쪽 폐를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았다.
가까스로 몸을 추스린 양씨는 다시 중풍환자인 김할머니(당시 69세)를 83년부터 2년간 돌봤다. 또 어려운 노인 목욕비 지급과 무료급식소 노력봉사, 한센병 환자시설 봉사 등 그야말로 닥치는 대로 남을 도왔다.
96년에는 체계적인 봉사활동을 위해 김해지역 부인들을 중심으로 ‘무지개 자원봉사회’를 만들었다.
올 4월 김해 중국 민항기 추락사고 당시에는 회원들과 함께 밤낮없이 구조대원들을 뒷바라지 했고, 8월의 수해때는 한림면에 들어가 보름동안 봉사활동을 벌였다.
그는 “묵묵히 일하는 사람이 많은데 한 사람만 부각되는 것은 다른 봉사자들에게 예의가 아니다”며 나서기를 꺼렸다. 양씨는 경남도가 12월 초 시상식에서 지급할 상금 200만원을 무지개봉사회에 장학기금으로 내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해〓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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